왕은철·현대문학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문학평론가인 왕은철 전북대 영문과 교수가 트라우마를 다룬 문학작품들을 되짚는다.

'오이디푸스 왕'은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아버지에 대한 질투 이야기가 아니라, 기구한 운명에 처한 인간의 트라우마와 절망에 관한 이야기다.

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도 달리 해석한다. 희생이라는 선의에 가려진 희생하는 자의 고통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저자는 인간 내면에 새겨진 상처의 흔적이 어떤 형태로 표출되며 삶을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해답을 문학에서 얻고자 한다.

알렉시예비치의 '목소리 소설'에서 문학이 오늘날 트라우마를 증언하는 새로운 방식을 찾는다.

"전쟁 중에 10만도 아니고 100만도 아니고 2000만이나 되는 사람들이 죽었는데, 문학이 도대체 뭘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이 존재해야 한다면, 그것을 위해서 문학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기존의 장르로는 안 되니 다른 장르를 개발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목소리들을 있는 그대로 제시하는 증언의 형태가, 인간의 상상력을 초월하는 충격적인 트라우마적 사건들이 일어나는 근대에는 더 적합한 형태의 양식이 아닐까."

496쪽. 1만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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