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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노후는 아름답다
한옥자  |  news@ccdail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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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3.09  18:3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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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다니는 길목에 초등학교가 있고 학생들의 하교 시간이면 노인 두 분이 어김없이 건널목을 지키며 어린 학생들의 하교를 돌보고 있다.
봄을 재촉하는 비가 촉촉이 내리던 날, 빨간 신호등이 켜지기에 달리던 차를 멈추고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며 그분들을 유심히 보게 되었다. 정지를 알리는 깃발로 차를 막고 '청주 수곡 시니어클럽'이라고 새겨진 조끼를 입은 노인들은 어린이들의 안전한 하교를 위해 빗방울이 몸을 적셔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자신의 일에 충실하고 있었다.

그분들이 하는 일은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한 공익형의 일이었다.
자주 가는 주유소에서 청바지에 붉은 셔츠를 입고 젊은이용의 모자를 쓴 연세가 지극한 주유원을 만나게 되었다. 주유를 하는 동안 그분에게 말을 건넸다. 젊어서부터 다니던 직장을 정년퇴직하고 하릴없이 거리를 배회하거나 집안에만 있다가 무력감을 견디지 못하고 선택한 일이 주유를 하는 일이란다. 비록 일을 하고 받는 급여가 용돈 정도의 수입이지만 젊은 시절의 내노라 하던 직장에서 받던 두둑한 돈보다도 더 값지고 유용하게 쓰신단다. 이분은 인력을 파견하는 자립 지원형에 해당한다.

충북지역에는 청주시로부터 위탁받아 청주교구 천주교회 유지재단이 운영하는 '청주 수곡시니어클럽'을 비롯하여 몇 개의 시니어클럽이 있다. 시니어클럽이란 노인 일자리 사업기관으로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종합적인 노인복지를 도모하고자 설립되었단다. 사업유형도 공공의 이익을 위한 공익형, 전문지식이나 경험을 바탕으로 강의 활동을 하거나 소외계층을 보호하는 활동을 하는 교육 복지형, 지역 내의 일터에 인력을 파견하거나 소규모 사업을 운영하여 수익을 얻는 자립 지원형으로 다양하다.

노후대비는 경제력만을 갖추어서는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 즐겁게 노후생활을 하기 위한 취미활동과 체력과 능력에 맞는 적당한 일거리, 경제력의 삼박자가 맞아야만 완전한 노후대책이라고 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공감이 가는 말이다.
경기가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침체하고 20대 청년실업률도 전체 실업률의 두 배인6.0%에 달하는 시점이지만 일할 수 있는 노인들이 일을 갖지 못한다는 것도 절박한 문제이다. 늙는 것도 서러운데 일자리마저 건강한 노인을 외면한다면 노후생활은 절대로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젊어서의 일은 민생고를 해결하기에 급급하여 대부분 사람은 일한다는 사실에 그다지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자식들이 성장하여 각자의 길을 떠나고 집안에 남은 노인에게 주어지는 일자리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귀한 가치를 부여받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랜 세월을 살면서 쌓은 삶의 경륜과 경험을 가진 노인들이 직업 일선에서 물러나 공원 안이나, 경로당, 집안에만 머물러 무기력한 생활을 하는 것은 국력을 사장하는 비생산적인 일이다. 그러므로 개인, 기업, 정부는 모두가 힘을 합해 경제를 살리는 데 힘을 써야겠다. 그러면 충분한 일자리는 창출될 것이고 고령화와 노동시장의 변화에 맞추어 노인의 능력에 맞는 적당한 직종의 일자리도 늘어 갈 것이다.

노후의 삶이 건강하게 유지되려면 일은 필수 요건이다. 나이는 숫자일 뿐 인생은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 그러므로 예비 실버들도 훗날을 미리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 한옥자
청주 문인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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