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호 청주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정규호 청주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운동시합에서 전반전이 중요하냐 아니면 후반전이 중요한가? 라는 질문이 어느 모임에서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후반전이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왜냐하면 전반전을 아무리 잘했어도 후반전을 그르치면 시합의 패자가 되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소수이기는 하나 일부는 역시 전반전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전반전 특히 초반에 주도권을 잡지 못하면 후반전에 도저히 만회가 어렵다는 이유에서이다.

 나름대로의 이유를 들어 서로 주장을 펼쳤지만, 질문자는 엉뚱하게도 하프타임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반전의 경기 내용을 분석하여 잘못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교체할 선수를 확정하며, 후반전에 어떻게 새로운 전략을 세워 나가야 할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라는 것이다. 이때에 어떤 분석과 과감한 대처가 있느냐에 따라 후반전이 달라질 수 있는지 결정된다는 것이다.

 금년도 어느새 6월 하순에 접어들어 며칠 후에는 금년 하반기가 시작되는 7월이 코앞이다. 기업, 특히 병원경영을 공부하고 있는 필자가 이 시점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지금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봐서이다. 즉 지금 시점이 금년의 하프타임이라는 것이다. 새로운 계획과 포부를 안고 시작한 금년 전반전은 끝나고 며칠 있으면 후반전에 접어든다. 이 시점에서 전반전 경기 내용을 철저히 분석하고 계획대비 실적과 성과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방향은 맞게 나아가고 있는지, 소통이 안 되는 곳은 어디인지, 점검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 한 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피드백의 과정 중에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불평과 불만을 일삼는 집단은 흔들의자에 앉아 있는 것과 같다고 어느 경영학자가 말한 바 있다. 흔들의자는 움직이는 것은 사실이나 한 치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함을 알아야 한다. 100m 육상선수가 출발선에 머무르고 최대한 몸을 웅크리고 있듯, 후반전 시작 전에 그동안 흩어졌던 대열을 정리하고 새로운 출발을 위하여 부서마다 열정에 불타 있어야 된다고 본다.

 병원계도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 지역 종합병원들도 병원마다 증·개축을 하면서 대형화되고, 전문병원도 계속 늘고 있어 환자가 줄어들면서 운영난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한다. 이제 병원도 그저 열심히만 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여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6월 하순, 하프타임이다. 이시기에 꼭 필요한 철저한 분석과 새로운 각오로 하반기에 모든 병원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