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이동규 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올해 더위는 유난히 일찍 찾아온 느낌이다. 이미 6월의 시작부터 30도를 웃도는 여름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전국적인 가뭄까지 더해져 지금 대한민국 농민들의 마음은 갈라진 땅 만큼이나 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이런 여름 날씨에 떠오르는 단어는 무엇보다 '무더위'이다. 무더위는 인생에 비유하자면 고난의 시기라고 볼 수 있다. 봄철 선선한 날씨 심겨진 씨앗은 무엇이든 이 무더위를 견디어야 한다. 그래야만 수확의 계절 가을을 맞이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여름철 더위와 가뭄 혹은 태풍으로 인한 홍수와 강한 바람은 가을을 기다리는 모든 씨앗들이 겪어야할 필수코스이다.

 우리의 인생에서도 고난의 시기는 반드시 있다. 사람들마다의 환경이나 스타일에 따라 그 시기는 천차만별이겠지만, 일반적으로 성공을 꿈꾸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성공을 맞보기 이전 이 고난을 맞이할 준비를 반드시 해야 한다. 구약성경 출애굽기를 보면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는 이스라엘 백성을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인도하기 전에 오늘날 시나이 반도에 해당하는 광야 지역을 통과하도록 이끈다. 그리고 이 광야 생활의 기간은 무려 40년이었다.

 이 기간 동안 이스라엘 민족은 자신들을 하나님을 향해 끊임없이 불평하며 원망하는 목소리를 낸다. 자신들을 이집트의 노예 생활로부터 구원해 준 것에 대해 감사를 드리기보다 현재 자신들이 처한 환경과 어려움을 보며 그러한 문제의 책임을 하나님께 돌린 것이다. 40년간의 광야 생활은 말 그대로 고통의 시기였다. 물이 부족했고 양식이 부족했고 매일 이어지는 뜨거운 태양과 그런 날씨 속에 이루어지는 공동체의 대이동은 상상만 해도 끔찍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 광야를 지나야만 그들은 약속의 땅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이는 지리적인 이유뿐 아니라 이스라엘 민족의 신앙심을 시험하고자 했던 종교적인 의미도 함께 포함하고 있었다.

 성경은 하나님이 이스라엘 민족을 광야로 보낸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사십 년 동안에 네게 광야 길을 걷게 하신 것을 기억하라 이는 너를 낮추시며 너를 시험하사 네 마음이 어떠한지 그 명령을 지키는지 지키지 않는지 알려 하심이라"(신 8:2) 이스라엘이 정말 하나님을 잘 섬기며 하나님만 따를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이 광야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위한 필수 코스였던 것이다.

 이 무더운 여름이 지나야 수확의 계절 가을이 찾아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고난 앞에서는 우리의 시선은 고난 그 자체가 아니라 고난 이후에 있을 결실의 때를 바라보아야 한다. 고난의 시기는 결실을 위해 겪어야 할 필수 코스인 것이다. 내가 고난을 겪고 있다는 것은 곧 내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내가 결실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 중에 있다는 것이다. 결국 고난은 그 자체로 내 삶의 실패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내게 찾아온 기회를 내가 이제 막 잡았음을 알려주는 신호이다. 고난의 룰은 간단한다. 견디는 자가 승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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