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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의 미학한옥자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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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03  15: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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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자 수필가] 촛불이 훨훨 타던 지난겨울부터 우리 집 밥상에는 달걀 반찬이 뜸해졌다. 알을 낳아 줄 어미 닭이 살처분을 당해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기 때문이다. 현 정부의 장관 후보 청문회를 보던 날, 촛불이 생각났다. 그리고 달걀의 노른자를 생각했다. 노른자와 촛불, 그리고 세월호 리본의 공통점은 노란색이다. 어느 이는 노란색을 좋게 생각 안 한다고 했지만, 대다수 우리나라 사람은 노란색만 보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달걀부침을 만들어 반숙인 노른자가 터질까 봐 보름달을 껴 안 듯, 소중하게 숟가락으로 떠먹었다. 투표권도 아니면서 식구 수만큼만 부쳐서 한 사람당 하나씩만 먹어야 하는, 동시에 주어지는 권리와 의무라고 생각하니 한편 우습기도 하고 겸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서민이 쉽게 먹었던 음식 재료였으며 영양 보충에 일익을 하던, 그다지 귀하게 대접받지 못하던 달걀의 가치가 대단히 높아졌다. 가격이 올라간 후, 한 번에 두 판을 사던 것을 반으로 줄였다. 가격이 비싸지니 달걀을 대하는 마음도 예전과 달라졌다. 반찬이 마땅치 않을 때 흔하게 먹던 식품이 아니라 손꼽아 기다리던 소풍 갈 때나 먹던 간식이며, 뒤란에서 닭장을 뒤져 꺼내오던 따듯한 어미 닭의 체온이 담긴 귀한 알이다.

 달걀부침을 먹다가 정치인을 향한 달걀 투척이 줄어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달걀로 바위 치기, 라는 말처럼 되지 않는 일에, 이치에 맞지 않는 일에, 싸워봐야 이기지 못할 일에 치기를 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야당 정치인들의 반대를 위해 반대와 떼쓰는 심술스런 모습과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모습도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은 값비싼 달걀을 함부로 쓸 때가 아니다. 청문회를 보면서 울화가 끓어도 마음으로만 던져야 하고 터무니없는 정치인에게는 던져봐야 가치가 없다. 아끼고 아껴서 식용하는 편이 현명하다. 그러나 던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

 서양에서도 오래전부터 시위 도구로 달걀을 사용했다고 한다. 형편없는 공연을 하는 배우에게는 망신용이고 사회적으로 그악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도 던졌단다. 치욕과 망신을 당하면서 깨우치라는 경고인데 온몸에 달걀을 뒤집어쓰고 난 후 새 사람으로 부활한다면 달걀 세례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것이다.

 사기극이네 마네, 하던 태국산 수입 달걀이 2일부터 부산항을 통해 겨우 우리나라에 공급되는 모양이다. 산란계가 성장하여 알을 낳기까지 6개월 걸린다는데 우리나라는 계속해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고 수입국도 감염이나 고온의 날씨로 인해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실정이니 수입도 만만치 않은가 보다.

 달걀은 찜과 탕, 그뿐만 아니라 모든 재료에 옷을 입혀 기름에 부치면 누구나 좋아하는 맛으로 재탄생한다. 정권 교체만으로도 기대와 위로되는 세상, 희망이 생기는 세상. 달걀은 누가 뭐라 해도 서민이 원하고, 좋아하고, 바라는 소박한 식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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