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지난날 우리는 대가족 제도 아래 부모님을 모시고 자녀들을 키우며 하루 세끼를 해결하기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부모를 공경하고 자식을 사랑하며 살아왔다. 경제적으로는 여유가 있지만 핵가족으로의 변화 속에 나이 드신 부모님들이 설자리를 잃고 노년을 어렵게 보내고 계신다.

 예기(禮記)에 증자(曾子)가 말하기를 효유삼(孝有三), '효도에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하여 대효존친(大孝尊親), '대효(大孝)는 어버이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했고, 기차불욕(其次弗辱), '둘째는 욕되게 하지 않는 것이요', 기하능양(其下能養), '셋째는 봉양하는 것'이라고 했다. 요사이 신문을 펼치면 부모를 존중하기는커녕 자식의 폭력 앞에 어렵게 살고 계시는 노부모의 모습이 우리를 경악케 한다. 최근 들어서는 사회의 고위층에 속하는 사람들 중에도 가문을 빛내기는커녕 비리에 연루되어 철창신세를 지고 가문을 욕보이는 경우를 많이 발견하게 된다.

 채근담에 부자자효(父慈子孝)라고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은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은 그리해야할 일'이라고 했는데 일부 자녀들 중에는 부모의 재산을 물려받고도 부모님을 봉양하기는커녕 관광지에 모시고 가서 떼어놓고 오는 현대판 고려장이 등장했는가 하면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준 채 살 길이 없는 노부모님이 자식을 상대로 재산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명심보감에 이르기를 효순 환생효순자(孝順 還生孝順子)라고, 효도하고 순종하는 사람은 다시 효도하고 순종하는 자식을 낳게 되고, 부모의 뜻을 거스르는 사람은 다시 부모의 뜻을 거스르는 자식을 낳게 된다. 이를 믿지 못하거든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물을 보라. 한 방울 한 방울 제 자리에 떨어지는 것이 조금도 어긋남이 없을 것이라고 이르고 있다. 자녀들은 부모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따라 배우고 행하게 된다. 오늘을 살아가는 부모의 모습이 내일의 나의 모습이다.

 경행록(景行錄)에 아내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부모를 섬기면 효자가 될 수 있다(以愛妻子之心 事親卽曲盡其孝)라고 했고, 증자(曾子)는 효자자 백행지선(孝慈者 百行之先), '부모에게 효도하고 자식을 사랑하는 것은 온갖 행실에 앞선다'고 했다. 오늘을 인간성 상실의 시대요, 도덕 불감증의 시대라고 한다. 이대로는 안 된다. 이제 사람다운 본래의 모습대로 돌아가자. 가정을 소중히 여기며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하고 또 자식을 사랑 하노라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가정은 삶의 보금자리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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