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법혜 스님·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앙상임위원

[김법혜 스님·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앙상임위원] 최근 북한이 미국 본토에 다다를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시험 발사에 성공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북한 김정은은 이번 ICBM 발사 후 "미국에 선물 보따리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아 할 것 같은데 앞으로 심심치 않게 크고 작은 선물 보따리를 보내주자"고 말했다고 한다. 북·미 협상을 겨냥한 심리전의 하나로 봐주기엔 너무 터무니없는 발언이다. 이 같은 김정은의 처신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도박이나 다름이 없다. 김정은은 이미 레드라인을 밟았다. 때를 같이해 국방부는 한·미 합동으로 북한 지도부를 도려내듯 제거하는 참수 작전에 동원할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을 평양을 가상으로 타격하는 동영상을 공개를 하였다.

 북한의 발표대로 보면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가능성이 커졌다고 봐야 한다. 북한은 국제사회를 위협할 수 있는 ICBM을 발사 했다고 스스로 밝혀 국제적인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더구나 북한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반나절 앞둔 시점에서 이번에는 미사일을 쏘았다. 미국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ICBM을 시험 발사하면 선제 타격 하겠다고 강조해 온 터다. 이 같은 김정은의 철없는 불장난이 민족 전체를 위험으로 몰아넣고 있다. 얼마 전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ICBM으로 응답했다. 김정은은 문 대통령의 구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또다시 감행했다.

 이는 문 대통령의 제안에 대답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이 없다. 북한은 문 대통령 취임 두 달 만에 여섯 번째로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그동안 발사한 미사일과는 차원이 달랐다. 대화를 실마리로 한 문 대통령의 '단계별·포괄적 북핵 접근법'과 '핵 동결 입구론'은 타당성을 의심받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도발은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를 요구하게 했다. 대화의 가능성 자체가 막혀버린 만큼 대화와 압박의 병행이란 비현실적 희망을 버리고 압박으로 중심 이동을 할 수밖에 없게 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여전히 대화에 미련을 갖고 있는 듯하다.

 잘못된 생각일지도 모른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는 지난 10년간 대화를 시도 됐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 결과 북한은 ICBM 개발에까지 이르렀다. 문 대통령은 그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번에도 대화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 대화와 압박을 병행하되 대화에 더 방점을 둔다는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정부는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북한의 위협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소원해진 중국과의 공조체제 복원에도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새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판단과 대북정책을 새롭게 점검해야 한다. 지난번 워싱턴에서 가진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남북대화의 주도권을 갖겠다는 문 대통령의 제안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남북 단일팀 구성 제안도 재검토해야 한다. 북한의 핵·미사일은 우리와 우방들의 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생존의 문제이여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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