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혜 한국교원대 교수

[백성혜 한국교원대 교수] 바다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곳이다. 요즈음 나라마다 바다에 신경을 쓰고 있다. 일본은 바다를 선점하기 위해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고, 중국은 인공 섬을 만들어서 그 주변의 바다를 자기 영역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바다에 큰 관심이 없다. 심지어 학교교육과정의 지구과학에서도 대기, 지질, 우주는 다루지만 해양에 대해서는 거의 다루지 않는다.

 우리가 바다에 대해 아는 수준은 거의 원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생명이 최초로 탄생했다고 알려진 바다 속의 세계는 우주만큼이나 신비하다. 바닷가 주변의 대학에서만 일부 해양 관련 학과가 있을 뿐이고, 해양 관련 전문가도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환경 관련 학과에서도 해양환경에 대해서 다루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무얼 알아야 개발도 하고, 연구도 해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데, 무지하니 두려움이 앞선다. 해양관련 연구자들은 수가 부족한 이유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물가를 조심하라는 사주 때문에 물을 피했기 때문"이라는 농담을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서 가장 바다와 인연이 적은 사람들은 아마도 충북 사람들일 것이다. 충북은 다른 도와 달리 없는 것이 하나 있는데, 유일한 내륙도라는 것이다. 그래서 바다와 관련된 사업 분야는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이러한 부족함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면 새로운 분야의 사업 아이템이 나올 수도 있다. 작년에 충북도에서는 해양과학관 설립을 국가에 제안하였지만, 대국민 설문에서 이미 전국에 16개의 해양과학관이 있고 국·공립 해양문화시설이 31개나 있는데, 굳이 충북에 하나 더 세울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무산되었다. 하지만 우리 충북에서도 미래의 해양강국을 이끌어나갈 해양인재 양성이 필요하다.

 사람은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다. 남보다 잘하는 것이 있다면 부족한 것도 있다. 이런 다양성이 사람들을 함께 어울리게 하고, 또 협력하게 만든다. 남의 것을 부러워만 하거나, 내가 가진 것을 자랑만 하면 도움이 되지 못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상대편의 부족함을 알아차리는 능력이다. 그걸 알고 손을 내밀면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런 능력을 가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충북이 다시 한 번 바다를 꿈꾼다면, 현재 우리나라가 바다에 관련된 어떤 분야들을 확보하고 있는지, 충북이 가진 장점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상생 협력이 가능한 제안에 도전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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