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10분까지 호우특보 발령안해
1시간 지나자 호우경보로 상향
290㎜ 물폭탄 투하 늑장 대응에

[충청일보 박성진기자] '오늘 장맛비, 내일과 모레 오후 소나기. 예상 강수량은 16일 오후까지 충북 중북부 30~80㎜.'

16일 오전 5시 청주기상지청이 발표한 기상통보 내용이다. 그러면서 시간당 20㎜ 이상 강한 비가 내리겠다며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 달라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이날 시간당 20㎜ 가량의 비가 내리지만 강수량은 80㎜ 안팎을 기록할 것이라는 게 주된 예보였다. 

하지만 기상청의 예보는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빗나갔다. 예보를 믿은 청주시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쏟아부은 물폭탄에 한바탕 난리를 쳤다. 특히 청주시내를 관통하는 무심천 일대에 사는 주민들은 혹여 범람하지 않을까 마음 졸이며 전전긍긍했다.
 

이날 오전 7시10분부터 본격적으로 비가 내린 충북 청주에 시간당 최고 90㎜의 기습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호우 피해가 잇따랐다.

1995년 8월 293㎜의 강우량을 기록한 이후 기상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많은 290.1㎜의 비가가 내렸다. 오전 7시10분부터 8시10분까지 시간당 91.8㎜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처럼 청주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것은 장마전선이 4시간 가량 머물렀기 때문이라고 청주기상지청 예보관은 설명했다. 애초 전날 오후까지는 충북 북부 쪽으로 비가 집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 한다.

기상청이 발표한 특보문을 보면 16일 오전 4시30분을 기해 충북 제천과 단양, 음성, 충주에 호우주의보를 발령했다. 그 후 오전 5시5분에는 진천, 5시50분에는 증평과 괴산까지 확대했다. 오전 6시10분 발표한 기상정보에도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도내 7개 시·군지역에 대해서만 강수 현황 및 전망이 기재됐을 뿐 청주는 언급조차 없었다.

이후 오전 6시30분 증평과 괴산이 호우경보로 대치됐고, 오전 6시40분에 청주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됐다가 오전 7시10분 호우경보로 특보가 상향됐다. 본격 적인 물폭탄이 내리는 시점과 동시에 겨우 청주지역에 호우경보를 내린 것이다.

이런 늑장 대응과 오보로 청주시 등 지자체는 집중호우를 사전 인지하지 못해 우왕좌왕했고, 시민들은 하천 범람 위기에 몰려 긴급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와 관련, 청주기상청의 한 예보관은 "아직까지 특정 지역에 몇 밀리 정도의 비가 내린다는 등의 구체적인 정보는 파악할 수 없다"며 "잘못한 점이 있다"고 오보 등을 시인했다. 

충북 북부 쪽에서 장마전선이 남하하면서 청주를 거쳐 내려갈 것으로 관측했지만 예상보다 남쪽으로 처지고 청주지역에 장시간 머물면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고 예보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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