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주교회의 생태환경위 담화문 발표]7월 셋째주 농민주일 기념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 강우일 주교(사진)가 올해 22회 농민주일을 맞아 배포된 담화문을 통해 "생태적 회개와 친교의 성사로 우리 농업과 농촌을 되살립시다"라고 당부했다.

강 주교는 "농민의 땀으로 이뤄지는 농업은 숭고한 일이며, 하느님께서 펼치신 드넓은 자연에서 이뤄지는 농업은 모든 생명과 연관돼 있기에 창조주이신 하느님께로 이끌어주는 풍요로운 초대"라며 "그러나 자본의 이윤 축적 만을 위한 세계화의 진행으로 많은 나라에서 농촌 빈곤, 토지 분배 불균형, 영세농업 가속화, 공동체적 가족농의 붕괴, 토양의 피폐 등을 가져왔고 우리나라 또한 전면적인 농산물 시장 개방과 농업 구조조정 정책은 물론 먹을거리의 해외 의존 및 유전자변형식품(GMO)을 비롯한 각종 유해 식품이 범람해 우리의 밥상 또한 생명을 잃어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한국천주교회는 2차 바티칸 공의회 직후인 1966년 '가톨릭농민회'를 창립한 이래 '생명공동체운동'을 전개했고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 타결로 농촌이 심각한 어려움에 부닥치게 되자 1994년 춘계 주교회의 정기총회에서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을 시작하기로 결정했으며 그 해부터 교구 별로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가 결성돼 생명농산물 직매장을 운영하고 연간 100여회 이상의 다양한 도농 교류도 추진하는 등 도·농 공동체 실현에 노력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농업과 농촌은 더욱 어려워져만 가고 '우리농촌살리기운동'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 교회 전체적 차원에서 볼 때 매우 미약한 실정이다. 이는 정부의 그릇된 정책과 우리들의 관심 부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생태적 회개는 모든 피조물의 생명을 돌보고 가꾸는 농업과 농촌, 그리고 밥상을 살리는 일에서 시작해야 한다. 또 안전하고 충분한 먹을거리에 접근할 수 없는 모든 가난한 이들의 삶도 함께 고려해 지구의 부르짖음과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 모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효과적인 환경 보호는 인간에 대한 참된 사랑,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연결돼야 하고 나아가 모든 피조물과 친교의 성사를 이룰 수 있도록 새로운 보편적 연대와 모든 이의 재능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의 가정과 교회의 크고 작은 공동체는 물론 지역의 가난한 이들의 밥상까지 생명의 밥상을 차릴 수 있도록 도시와 농촌에서 지역민들과 함께 교육·문화·복지·환경·경제 활동을 공유하는 협동과 연대의 지역 운동, 공동체 운동을 전개해 가길 바란다"고 한 강 주교는 "나아가 인도적 차원의 대북 식량 지원과 남북농업교류도 지속해서 전개해야 하고 교회에는 '생태사도직단체' 결성도 적극 장려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천주교회는 매년 7월 셋째 주일을 농민주일로 지내고 있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