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헐리우드에 사는 어느 변호사의 젊은 부인은 영화배우 잉그리드 버그만과 친구 사이였다. 버그만이 세금 문제로 괴로워하고 있는 것을 안 그 부인은 버그만을 남편의 변호사 사무실에 데리고 왔다. 그녀들이 돌아간 다음 그 변호사는 사환에게 넌지시 이렇게 물었다. "여보게 지금 우리 집 사람이 데리고 온 여자가 누군지 아나?" "모릅니다. 누구입니까?" "잉그리드 버그만이야" "네? 어느 편이 버그만이었습니까?" 그러자 변호사는 사환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자, 조지군. 자네는 1달러 벌었네. 여기 있어. 당장 필요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나는 자네가 일할 수 있는 재능을 가졌다는 것을 인정하네. 틀림없이 부자도 되고 훌륭한 사람이 될 거야."

 그 사환이 헐리우드에 살고 있으면서 잉그리드 버그만의 얼굴을 몰랐을 리가 있겠는가. 그러면서도 자기 주인인 변호사 부인과 혼동했다고 하는 것은 그에게 남을 움직이는데 필요한 비상한 재능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무릇 사람 위에 사는 사람에게는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고 자진해서 협력해 주도록 만드는 특별한 능력이 있어야 한다.

 행동과학자(行動科學者)들은 이렇게 말한다. "종업원은 상사의 움직임이 호의적이고 자기의 가치나 중요성을 인정해 준다고 느낄 때 비로소 호의적으로 반응하고 직장 집단의 목표를 향하여 행동하려고 하는 강한 동기를 갖게 되는 것이다." 즉 부하는 상사가 자기의 가치를 인정하고 자기의 일을 칭찬해 줌으로써 더욱 분발하고 조직 집단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강철왕 앤드류 카네기의 오른팔로서 활약한 찰스 슈와프를 보자. 그는 사람을 잘 다루는 명인(名人)으로 소문난 사람인데 "나는 결코 남을 비난하지 않는다. 마음에 드는 일을 하면 마음껏 칭찬해준다. 어떠한 사람이라도 잔소리를 듣고 일하는 것보다는 칭찬을 받고 일하는 편이 훨씬 즐거운 것이며 훨씬 더 열심히 일하려는 의욕을 갖게 되는 법이다."하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대수롭지 않는 일이라도 마음속으로부터 칭찬하여 부하의 업무처리 능력을 백퍼센트 발휘시키고 있다.

 예부터 칭찬은 마법의 지팡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이 "마법의 지팡이"야 말로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인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지나친 사용은 건강을 해치듯이 "마법의 지팡이"라도 칭찬도 정도가 지나치면 불안한 기분과 함께 불쾌감마저 느끼게 한다. 이것은 아무리 상대방이 자기를 잘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기의 전부를 낱낱이 알 수는 없을 것이라는 심리적 불신(不信) 때문이다. 사실 아무리 오랫동안 친교(親交)를 맺어 왔다고 해도 타인을 완벽하게 이해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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