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서 가전제품 등 절도 잇따라 '씁쓸'

▲ 지난 16일 290㎜가 넘는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가전제품 등을 집 밖에서 말리고 있다.

[충청일보 송근섭기자] 22년만의 기록적 폭우로 충북 청주지역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일부 침수물품 절도 피해가 발생해 이재민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19일 청주지역 침수 피해주민 등에 따르면 일부 주택가에서 가전제품 등이 사라지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부분 지난 16일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입고 말려서 사용 가능한지를 알아보기 위해 집 밖에 내놓았던 것들이다.
 
청주시 청원구에 거주하는 A씨(47)도 피해자 중 한 명이다.
 
그는 본인이 운영하는 방앗간 앞에 전기장판과 전기히터를 꺼내놨다가 절도 피해를 입었다.
 
이웃주민이 피해를 입을 뻔한 현장을 목격하고 이를 제지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 17일 오전 6시쯤 남성 2명이 트럭에 신형 냉장고를 실으려고 하길래 '집 주인에게 허락을 받았느냐'고 했더니 허락을 받았다고 하더라"며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해당 집 주인에게 전화로 물어봤더니 '허락해 준 적 없다. 가져가면 안 된다'고 해 다시 추궁하자 재빠르게 사라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도 "16일 오후에 집 안에 있던 물건들을 밖에 내놓고 정리하고 있는데 고물을 수거하는 것 같은 사람이 물건을 가져가려고 해서 황급히 저지했다"며 "주변에 이런 피해를 입은 분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실제로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접수된 절도 신고 77건 중 2건이 침수 피해품을 누군가 가져갔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침수 피해품 절도'로 정확하게 언급을 하지 않았거나 아예 신고를 하지 않은 것까지 더하면 피해는 더 클 것이라는 게 주민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하루아침에 수해를 입은 주민들이 일부 몰지각한 절도범들로 인해 또 다른 피해를 입으면서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눈앞에 놓인 물건에 대한 욕심을 참지 못했거나 생활고 때문에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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