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전 피해 아파트 입주민들
"하수도 역류로 변전실 침수"
市에 보상 촉구… 귀추 주목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폭우피해를 입은 충북 청주시민들이 시를 대상으로 피해 보상을 요구하며 단체행동에 나섰다. 

주민들은 사상 유례 없는 '물폭탄'이 1차 원인이지만 시가 하수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빗물이 역류하면서 침수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다.

19일 입구에 천막을 설치한 흥덕구 복대동 G 아파트 입주민들은 시에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는 탄원서 및 민원신청서 제출을 위한 입주자 서명을 받고 있다. 

452가구가 사는 이 아파트는 지난 15∼16일 내린 폭우로 변전실이 있는 지하 2층까지 물이 차는 피해를 입었다. 이 때문에 나흘이 지난 이날까지도 전기 공급이 끊긴 상태다.

상당수 입주민은 친·인척 집이나 인근 숙박업소를 전전하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말이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입주민은 승강기도 작동하지 않는 불 꺼진 아파트에서 물을 길어다 쓰는 형편이다.

입주민들은 이번 피해가 시의 부실한 관리로 인한 인재라며 보상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폭우가 본격적으로 쏟아지던 16일 오전 8시쯤부터 하수도가 역류하면서 지하주차장에 물이 차는데 시가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으며 지금까지도 무관심으로 일관 중이라는 주장이다.

입주민 A씨는 "말 그대로 자연재해라면 인근의 다른 아파트들도 똑같이 피해를 봤어야 맞지 않나. 그런데 유독 우리 아파트만 피해를 입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입주민은 "시청과 구청에 전화해도 기다리라고만 하지, 책임을 지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전 측에 따르면 현재 이 아파트 지하에 찼던 물은 상당 부분 빠졌으나 배수가 완료된 후 기계가 다 말라야 정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전기 공급은 빨라도 이틀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인근 비하동 주민들도 시를 상대로 단체행동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면서 침수 피해 주민들의 집단행동이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석남천이 범람해 피해를 입은 이곳 주민들은 복구가 마무리되는 대로 서명을 받아 시에 보상을 요구하자는 사전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서청주대교 보강 공사와 석남천 월류수처리시설 공사 과정에서 쌓아둔 자재가 하천 범람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시가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시는 "석남천과 이어지는 미호천 수위가 급상승하면서 배수로가 막힌 석남천이 범람한 것이지, 공사 자재를 침수 원인으로 볼 수 없다"며 "예상치 못 한 기습호우로 인한 자연재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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