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충남 논산출신 송영무 국방부 장관 취임 후 군(軍) 개혁의 바람이 일고 있다.
방산비리부터 작전 개념, 인사문제까지 전방위적 혁신을 예고하는 분위기다.
이중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군 인사일 것이다.
'인사가 만사(萬事)'란 말이 있듯이 사기를 먹고 사는 군인에게 인사문제는 누구에게나 공정해야 할 최대 과제다.
사실 그동안 군은 소위 3군 사관학교(육사·해사·공사) 출신들이 주요 보직을 독식하다시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그들이 우수인력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제는 특정 출신들이 주도하는 군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송 장관 부임 후 기무사령관을 육사 출신이 아닌 해병대나 공군 장성으로 보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이보다 더 확대된 개념의 인사혁신이 필요하다.
과거 군사정부 시절 이후 우수한 학생들이 사관학교 만을 지원하지 않고 각자 대학에 진학한 후 적성과 신념 등을 기준으로 다양한 코스를 통해 장교로 임관하고 있다.
육군의 경우 경북 영천에 캠퍼스가 있는 2년제 생도과정의 '3사관학교'와 학군장교(ROTC), 학사장교 등 장교 입문 과정은 다양하다.
이들이 군문(軍門)을 처음 들어왔을 때처럼 계속 국방의 사명감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출신을 떠나 능력과 근무성적으로 승진과 보직에서 차별이 없어야 한다.
2012년 기준으로 매년 임관하는 육군 소위 중 5% 남짓한 육사 출신들이 육군 준장에서 중장까지 차지하는 평균비율은 78.4%다.
계급별로는 육사출신이 대령에서 준장은 77.6%, 준장에서 소장은 81.8%, 소장에서 중장은 80%를 각각 차지했다.
반면 3사관학교 출신의 장군 평균비율은 12.2%,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학군장교와 학사장교는 각각 8.1%와 1.4%다.
이제는 육사 출신만이 우수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육군의 경우 월남전 이후 군의 도덕성 회복과 건전한 개혁을 위해 웨스트포인트(미국 육사)가 30% 내외, ROTC가 50% 내외, 학사장교 제도와 유사한 장교후보생과정(OCS)이 15% 정도로 장군 진급의 균형을 잡았다.
국회 국방위원회 김종대 의원(정의당)은 "지나치게 육사 출신에 집중된 장군 비율은 국방개혁과 군내 사기증진에 저해요소"라면서 "최근 학사장교 임관식에서 대통령상 수상자가 있었는데도 (국방부는)중앙언론에 보도자료도 배포되지 않았고, 육군 중장인 교육사령관 주관으로 임관식을 한 것은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런 차별은 간부의 복무의지 저하와 우수한 장교인력을 획득하는 데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파이내셜 뉴스는 지난달 25일 '소외된 학사장교의 쓸쓸한 임관식'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6월 23일 충북 괴산의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는 육군 학사장교 62기 및 단기간부사관 38기 487명의 임관식은 대통령도, 국방부 장관도 아닌 교육사령관(중장) 주관으로 치러졌다"며 "당초 참석 할 것이라고 알려졌던 장준규 육군 참모총장은 같은날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했다"고 비난했다.
조국을 위해 흘리는 피는 장교에서 병까지 평등하고 고귀하다.
국방개혁을 하기 전에 군내 보이지 않는 차별부터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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