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수해 속 외유 논란으로 전국적 비난과 망신을 자초한 충북도의회와 달리, 청주시의회는 묵묵히 수해 복구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충북도의회 김학철·박봉순·박한범·최병윤 의원 등 4명은 집중폭우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와중에 관광성 해외연수를 떠났다가 거센 비판 여론에 조기 귀국했다.
이들 가운데 3명의 의원은 자신들의 잘못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귀국 직후부터 수해 복구 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김학철 의원만은 '보여주기식 봉사활동은 의미가 없다'는 이유로 수해 복구작업 동참을 거부하고 있다.
김 의원 스스로 진정성을 담아 수해 복구작업에 동참한다면 보여주기식 봉사활동이라고 욕할 사람은 없을 것이고, 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줄어들 수도 있다.
아직도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왜 속죄해야 하는 지조차도 깨닫지 못한 채 그저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판이 억울하기만 한 모양이다.
그의 논리대로라면 수해가 발생한 직후부터 일주일이 넘도록 30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땀을 쏟아가며 연일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청주시의회 의원들은 '봉사쇼'를 벌이는 셈이다.
황영호 청주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청주시의회 의원들은 대부분 외부 공식 일정을 취소한 채 작업복을 입고 수해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복구 현장을 찾아 열심히 '쇼'를 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전국 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황 의장이 전국 226개 시·군·자치구의회에 협조 요청을 통해 적극적인 복구작업 참여를 유도하는 것은 물론 수해 성금 기탁 등 물심양면으로 수해민 지원에 나서는 것도 '쇼'란 말인지 도의회 김 의원에게 묻고 싶다.
황 의장은 수해 복구 참여를 위해 8월초 가족과 함께 예정됐던 하계 휴가 일정마저 전격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해 속 외유를 떠난 도의원들이나, 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해 말리지도 않은 아둔한 도의회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러나 도의회 김 의원의 생각과는 달리 이같은 청주시의회 의원들의 '보여주기식 봉사'는 피해주민은 물론 지역주민의 신뢰와 지지를 회복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이권개입과 당리당략에 함몰된 의정 파행 등으로 지역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상실한 청주시의회가 모든 일을 제쳐두고 수해 복구에 직접 뛰어들어 주민과 함께 땀을 흘리며 고통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준 때문이다.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지도 않을뿐더러 시의회에서도 보도자료조차 내지 않은 채, 말 그대로 묵묵히 자신들의 책무와 사명을 실천해 가고 있으니 '흥행에는 실패한 쇼'다.
이러한 청주시의회의 진정성있는 모습을 과연 어느 누가 '보여주기식 봉사'라고 폄훼하고 비난할 것인가.
지역주민들은 자신에 대한 비판에 대해 진정어린 참회보다는 억울함을 피력하는 몰염치한 정치인보다는, 지역주민의 고통이 무엇인지 헤아려 함께 나누고 참여하는 정치인을 원하고 지지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이런 점에서 묵묵히 주민 속에서 헌신을 실천하고 있는 청주시의회의 모습은 지방의회의 존재 목적과 가치를 보여주며 자신들의 신뢰를 스스로 회복하고 쌓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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