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택시운전사' 스틸

올 여름 휴머니즘과 감동을 실은 택시가 찾아온다. 오는 8월 개봉하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의 이야기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렸다.

극중 만섭은 당시 가장 평범하고 보편적인 인물로 표현된다. 그는 생계를 위해 여타 다른 것들을 생각할 여력이 없다. 정부가 언론을 탄압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뉴스에서 말 하는 대로 믿는 인물. 그러던 중 독일 기자 피터와의 만남으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뀐다. 

이처럼 '택시운전사’는 비범한 영웅이나 특별한 직업군이 아닌 평범한 시민이자 택시기사인 만섭을 통해 1980년 광주를 바라본다. 이는 관객들에게 높은 공감을 예고하는 대목.  하루 하루 퍽퍽한 삶을 살고 있는 만섭에 대해 ‘마치 또 다른 우리’같은 몰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유머코드와 비극은 흰색과 검은색의 대조처럼 충돌하면서 이야기 곳곳 인물들의 희로애락을 더욱 또렷하게 만든다. 비극의 역사를 다루고 있으나 그 사건이 있기 전까지 평범한 시민들의 삶이 슬프지 않았다는 것을 부각시키면서 극적인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리는 것.

이와 같이 '택시운전사'는 앞서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뤘던 영화들 보다 유쾌한 흐름과 사실적인 면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일기자 피터가 겪은 실화를 모티브로 한 리얼리티를 놓치지 않은 채 애달프고 박진감 있게 나아간다.

가장 핵심은 ‘택시운전사’가 이런 밝은 국면과 아울러 광주의 실상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는 점. 당시의 광주를 참혹하게 묘사하면서 그 실상을 국외에 전하기 위해 피터가 담은 모습들로써 비극의 한 시대가 은유된다.

극중 주인공들이 위기에 처할 때면 영화의 색감, 구도 등을 통해 직감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관객의 몰입을 돕는 건 배우의 연기력, 미장센, 그리고 스토리다. ‘택시운전사’는 이 3박자를 고루 갖춘 채 외친다.

또 장 감독의 미장센은 1980년 5월을 유쾌함과 비장함을 넘나들도록 구현하면서 안정감 있게 녹아졌다. 여기에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바쳤어야했던 광주 시민들, 그리고 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가를 담은 스토리와 메시지는 깊은 여운을 남긴다.

공감, 위로, 웃음을 모두 지닌 '택시운전사'는 오는 8월 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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