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포럼] 안상윤 건양대학교 병원관리학과 교수

▲ 안상윤 교수

얼마 전부터 서울대를 비롯한 서울지역몇 개 사립대학들이 고교내신을 무력화시키는 입시 안을 내놓고 교육당국과 대립하고 있다.
언론에서도 이들 사립대학들이 수년 전부터 정례적으로 입학처장 모임을 운영하는 등 일종의 입시담합을 해왔으며, 마치마피아와 같이 교육현장을 흔들고 있다고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대학들은 무서울 것이 없다는 기세여서 학교 교육은 더욱 파행적이 될 수밖에 없을것으로 보인다.
좀 다른 각도에서 본다면, 이들 대학들의 수험생 우롱과 교육 당국에 대한 저항은 자율성 확립이라는 명분처럼 비쳐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 대학들이 과연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에 위치해 있더라도 이런 배짱을 부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들 대학들이 혼란을 부채질할 수 있는 첫 번째 이유는, 단연 대한민국 최고의특혜 지역인 서울에 위치하여 어떤 경우에도 수험생의 안정적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점점 희석되고 있는 학벌주의를 좀더 분명하게 확립해 놓아야 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전국적으로 새롭고 다양한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는 대학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과거처럼 몇몇 대학이모든 분야에서 독주를 하는 현상은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여타 대학들의 생존을 위한 각고의 노력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하여 속칭 서울지역의 몇몇 명문 대학들이 위기 의식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때문에 이들 대학들은아예 입시 때부터 지능지수가 높은 순으로수험생에 대한 줄 세우기를 하겠다는 생각을 가질만하다.
그것은 편리한 대학운영과지속적인 학벌주의 향유를 보장해준다.
그들이 그와 같이 할 수 있는 배경은 역시 서울에 있다는 지리적 이점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대학들의 행태는 비윤리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대학의 사회통합 기능에도 어긋날 뿐만아니라, 단지 서울에 위치해 있다는 상대적 우월성 때문에 별 노력 없이 입시에서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이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입시시장마저 자신들의 입맛에 맞추도록 흔들어대고 있다.
상기업으로 치자면 일종의 독과점 체제하에서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있으면서 중소 협력업체들의 등을 후리는 것과 전혀다를 바 없다.
정말 시대착오적이 아닐 수없다.
대학입시가 이들 대학들의 의도대로된다면 전국의 고등학교는 금방 서열화 될것이 뻔하다.
우리나라 주요 사립대학들은 머리 좋은 순서대로 수험생을 뽑아서 면허나 국가공인시험에 의한 관료 및 의사 등을 많이 배출함으로써 일종의 권력기관이 되고자 하는관습에 매달려 있다.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거스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갈수록 모든 것의 서울 집중현상이 깊어지면서 지방과 지방민의 박탈감은 커지고있다.
입시마저 서울지역 일부 대학들의 의도대로 된다면 입시학원처럼 운영하지 않는학교들은 모두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학생들은 지금보다 더 참혹하게 입시의 노예로 전락하고 학벌은 더욱 고착화될 것이다.
우리 모두는 그런 사회 체제가 선일 수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내신제도 때문에 대학들이 학생 공부를 시킬수가 없다는 논리는 정말 사치스럽고 시대착오적이다.
이들 대학에서부터 학생 중심의 혁신이 이루어져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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