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변화

▲ 황혜영 서원대 교수
스티브 코비는 하나의 사실이나 현상을 바라보는 고정된 시각을 바꾸어보는 것에서 우리 삶의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난다고 하는 '패러다임 전환'의 위력을 소개한다<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이 개념은 토머스 쿤이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말한 것으로 과학 분야에서 일어난 많은 중요한 업적은 연구자가 기존의 전통, 낡은 사고방식, 그리고 낡은 패러다임을 파괴함으로써 실현되었다는 사실에서 끌어낸 것이다. 스티브 코비는 패러다임 전환의 예로 하나의 그림이 보는 각도에 따라 노파로 보이기도 하고 젊은 여자로 보이기도 하는 그림에서 시작해, 천동설에서 지동설로의 변화, 물리학에서 뉴턴의 학설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으로의 이행, 세균 이론이 가져온 위생관념의 변화, 군주제도에서 민주체제로의 통치체제의 변화 등을 들고 있다.

패러다임의 전환이 반드시 거창한 변화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일상 속에서 한 사람이나 사실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이 어떤 계기를 통해 갑자기 바뀌게 되는 경우들도 모두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패러다임이 바뀌면 갑자기 상황을 다르게 보기 시작하고 다르게 보게 되면 다르게 생각하고 느끼게 되기 때문에 다르게 행동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패러다임의 전환이 무조건 긍정적이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며, 변화라고 다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패러다임 전환은 인식의 고정된 틀을 무너뜨림으로써 일상의 작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고, 작은 변화를 통해서 생각과 삶의 혁신을 가져와 운명을 변화시켜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우연한 체험을 통해서 뿐만 아니라 의식적으로라도 시도해볼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생각이나 행동의 각도를 바꾸어보는 시도를 하며 살아왔는가?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창조적인 시도를 하려고 하는지, 자신의 성격, 태도, 말, 행동에 변화를 주고 있는지 자신을 한 번 돌아보자. 늘 다니는 길로만 다니며 같은 풍경에 익숙해져 시시각각 변해가는 계절의 변화도 느끼지 못하고 무감각하게 지나치는 것은 아닌가? 구태의연한 사고의 틀에 갇혀 별다른 감각도, 감동도, 감탄도 못 느끼고 지내는 고리타분한 삶은 아닌가? 그렇다고 느껴도 좋다.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에서 출발하자. 반복되는 생활 패턴 속에도 분명히 변화는 있을 것이다. 작은 변화라도 발견하면 거울을 보며 자신에게 창의적이라고 칭찬도 해주자.

이렇게 나의 패러다임 전환의 지수를 점검해보았다면, 이제는 다른 각도로 사물을 바라보는 시도를 해보자. 말이나 생각, 행동 어느 것이든 상관없다. 바꿀 대상의 변화도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늘 다니던 길 말고 한번 쯤 다른 길로 돌아가 보자. 방의 가구의 배치도 바꿔보거나 식당의 메뉴판에서 안 먹어본 음식을 골라보자. 양치질도 늘 하던 손 말고 다른 손으로 해보자.

어색하기도 하겠지만 '속으로 왜 여태껏 한 번도 이렇게 안 해 봤지?' 할 것이다.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자. 나와 삶의 무한한 잠재성을 끌어내보자.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우리는 얼마든지 자유로울 권리가 있다. 한 번의 변화의 시도에 목숨 걸지 말고 긴 안목으로 해보자. 한 가지 시도의 실패가 또 다른 시도를 끌어내는 창조의 귀한 열쇠가 될지도 모른다.

생각과 행동을 살짝 바꿔보고, 사물과 삶을 다른 각도로 바라봄으로써 스스로 신선한 충격과 생기를 얻고 다른 사람들과도 감동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패러다임 전환,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은 바로 지금 내가 간절히 원하는 소박한 일상의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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