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걱정은 인간이라면 느끼는 불가피한 감정이므로. 우리들은 본질적으로 나름대로의 걱정을 지니고 살아간다. 그러기에 우리의 삶은 걱정의 연속으로, 세상에 걱정 없이 사는 사람은 없는 것이다. 더구나 요즈음과 같이 눈앞의 생존이 중요해진 세상에서는 그 만큼 삶을 살아가기가 여간 힘들지 않은 것이다.

 이를테면, 돈 문제, 자녀의 양육 및 교육 그리고 결혼 문제, 대인관계와 건강 문제 등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것에서부터, 천재지변이나 각종 사고 등과 같이 예기치 않은 일들에 이르기까지 어려운 일들이 너무나 많다. 더구나 요즈음 같이 변화가 심하고 복잡한 시대에는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워져, 걱정스러운 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현실이다.

 사실 걱정이란 감정은 스스로 제어하기 어렵고, 또한 해결할 수 없는 걱정일수록 불안감과 함께 자신의 내면에 뿌리를 내려, 우리를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걱정이란 여간 고통스럽고 힘든 감정 상태이지만 반드시 부정적이지만은 않은 것이다. 왜냐하면 일상 속의 걱정들로 인해 생각과 행동하는데 있어 한번은 더 고려하게 되고 이를 미리 대처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병법(兵法)에서도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 하여, 미리 대비해 두어, 걱정할 일들이 없게 하였다. 돌이켜 보면, 우리가 하는 걱정들은 사실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거나 이미 지난 일애 대한 걱정들이 많다. 그리하여 과거나 앞으로의 일에 대한 걱정을 끌어안아 '걱정의 노예'가 되어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걱정은 따르게 마련이므로, 걱정은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과도한 걱정이다. 중요한 것은 걱정은 하되 지나치게 이에 매몰되지 말아야 한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우리가 하는 걱정 중 4%만이 진짜 해야 할 걱정이고 그 나머지 96%는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매일 하는 걱정 중에는 일어나지 않은 일이거나 이미 지난 일에 대한 걱정을 끌어안고 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그런 것들이 많다.

 그러므로 걱정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인식하여 이에 대처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나아가 걱정을 다스리는 방법과 지혜를 배우고 익혀야 한다. 먼저 걱정거리가 생기면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아, 이를 실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만일 해결책이 보이지 않으면 일단 접어두고 다른 일에 열중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다음으로 식견이 있고 믿을 만한 타인의 의견을 통해서 생각의 전환을 도모하여 문제를 풀어가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끝으로 자신의 걱정과 고민을 하나씩 자세히 기록해 보는 것이다. 그리하면 걱정들이 글로 정리됨으로써, 감정이 차분해져, 보다 이성적으로 상황을 바라볼 수 있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살아있는 한 희망은 있다(Dum vita est, spes est).'라는 라틴어의 글귀가 새삼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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