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욱 한국교원대 교수

[이태욱 한국교원대 교수] 우리는 태어나서 보통 학교를 다니면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지금까지 주로 학교교육을 통해 여러 가지 다양한 지식을 얻어 왔다. 그리고 학교 졸업 후에는 사회활동과 무엇보다 학교교육을 바탕으로 하여 실제 직업적인 일에 종사함으로써 여러 가지 경험을 쌓으면서 실패와 도전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교육의 흐름이 학교 중심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평생교육과 실생활로 범위가 확대되어 우리는 종래의 교사와 책 위주 중심의 교육 방식에서 여러 다중매체 중심의 입체적인 교수전달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이렇게 하여 등장하게 되는 경험(經驗)은 교육의 새로운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으며 경험이야 말로 우리 교육의 구체성과 추상성을 병행하는 개념이 되었다. 경험의 백과사전적 의미는 경험이란 '실지로 보고 듣거나 몸소 겪음. 또는 거기에서 얻은 지식, 느낌이나 기능 등을 말함'이다. 그래서 우리는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것을 통해서 경험의 소중함을 종종 일컫는다. 교육 이론에서 구체성과 추상성을 체계화한 이론중 하나가 Edger Dale의 '경험의 원추(core of experience)' 이다.

 경험의 원추의 기본 원리는 학습자가 읽기, 듣기, 그림 보기 등의 활동하는 유형에 따라 학습자가 기억하는 비율과 학습 결과가 어떻게 변화 되었는지를 분석하여 학습자의 활동 유형에 맞추어 교육의 구체성과 추상성 정도를 단계적으로 유추하였다. Dale(데일)은 이러한 단계적 유추를 11단계로 분류하였다. 경험의 원추의 밑면인 구체적 영역에서 원추 꼭대기 부분의 추상적 영역으로 전개해 보면 작동적 표현양식인 행동적 경험의 직접 경험에서 구성된 경험, 학습 체험, 디자인 공동 수업, 워크숍, 사용법에 대한 설명보기에서 현장 참석, 비디오 시청, 이미지 보기, 듣기, 읽기에 이르기까지 지식의 표현을 작동적, 영상적 상징적 표현양식으로 전개하였다.

 경험의 원추를 정리해 보면 경험의 원추는 가장 실제로 하는 직접적인 경험을 밑면으로 하여 점차 간접적인 경험으로 배열되어 있고 위로 올라 갈수록 추상적 경험이 많도록 배열하였다. 자연스럽게 경험의 원추는 학교교육에서 학습자의 발달단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유아교육이나 초등교육에서는 구체성이 많은 행동적 경험에 가까운 학습이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중등교육이나 특히 대학교육에서는 추상적 경험이 많은 상징적 언어에 의해 학습을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제시해 주고 있다.

 우리는 교육의 중요한 개념이지만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져 온 경험이란 보수적인 개념을 제4차 산업혁명과 더불어 재정립해야 할 때이다. 경험이란 개념은 우리에게 학교교육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경험과 추상적인 경험으로 긍정적인 면에서 모두 필요하다는 것을 평생교육에서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 모두의 소중한 자산인 경험이 헛되게 소멸되지 않게 체계화하여 빅데이터로 저장하여 보존하면서 시스템화 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일생을 살아오면서 수많은 경험들을 겪어온 바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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