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선 청주시 성안동 주민센터 주무관

[김문선 청주시 성안동 주민센터 주무관]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한 지 벌써 6개월이 흘렀다. 7년간 매일 출퇴근했던 사무실에서 벗어나 오로지 나와 뱃속의 아이를 위해, 갓 태어난 아이를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다시는 오지 못할, 잊지 못할 시간이었다.

그렇게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한 첫날, 마치 공직에 처음 입문한 새내기 공무원처럼 긴장됐던 때가 엊그제 같다. 그렇게 한 아이의 엄마로, 한 조직의 구성원으로 두 가지 역할을 해나가게 됐다. 이제 21개월에 들어선 아이와 매일 육아전쟁을 치르며, 사무실에서도 맡은 바 역할을 성실히 다하고자 매일매일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다행히 친정 엄마가 매일 집으로 출퇴근하시면서 아이를 돌봐주고 계셔서 심적으로 한결 부담은 덜 하지만 친정 엄마가 편찮으시거나 아이가 많이 아플 때는 간혹 힘에 부치기도 한다.

3개월 전부터 어린이집에 보낸 아이는 감기가 떨어질 날이 없고 일주일에 두세 번씩 병원에 가야 했다. 친정 엄마는 어린이집에 간 6시간 동안 잠시 쉬지도 않고 딸, 외손녀 먹을 밥이며 반찬이며 집 안 청소, 빨래까지 다 해놓으신다. 정말이지 엄마의 사랑은 끝이 없음을 느낀다. 그런 엄마한테도 짜증 내는 딸이라면 우리 친정 엄마는 얼마나 힘드실까? 나이만 먹었지 아직도 엄마 앞에서는 어린 양이다.

나도 내 아이에게 한없이 사랑을 주고 싶지만 퇴근 후 몰려오는 피곤함과 말 못하는 아이가 "엄마, 엄마" 하며 잠시도 쉴 틈 없이 나를 졸졸 따라다니면 나도 모르게 욱하고 짜증을 내게 된다. '육아 전쟁'이란 말을 절실히 느끼는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21개월이란 시간 동안 초보 엄마에겐 매일매일이 새로웠다. 한결 여유로워질 때도 됐는데 이 초보 엄마는 아직도 뭐가 이렇게 어렵고 힘든지 모르겠다. 친정 엄마 덕분에 사무실에서는 아이에 대한 걱정이나 불안은 잠시 잊게 된다. 내 일에 몰두할 수 있다는 점이 감사하다.

아이를 출산하고 보니 내 주변 엄마들도 다 이렇게 생활한다. 과거 선배 공무원들은 출산휴가 2개월만 다녀온 경우도 많다고 한다. 요즘에나 들어서 이렇게 육아 휴직 제도를 이용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제도적으로, 환경적으로 더 열악했던 것 같다. 정말이지 존경의 대상이다. 난 아이 한 명으로도 이렇게 힘들다고 하는데 둘 이상씩 돌보며 일하는 워킹 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지금은 비록 힘들지만 아이가 점차 성장해 엄마 손이 덜 갈 때, 아이도 엄마의 도움을 덜 필요로 할 때에도 내 일을 계속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엄마이기 이전에 여성으로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맡은 바 임무가 있다는 것은 '내가 이 사회에서 꼭 필요한 존재구나' 하는 자존감을 느끼게 해주며, 자기계발을 위해서도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 나중에 우리 아이도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활동할 때쯤 엄마를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다. 엄마인 나도 꿈이 있고, 그 꿈을 향해 매일매일 열심히 달려 나갈 것이다. 이 땅의 모든 엄마들,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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