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김형수 교수팀
계면활성제 사용 억제 기대

[대전=충청일보 이한영기자] KAIST 기계공학과 김형수 교수(사진) 연구팀이 알코올과 물이 만날 때 발생하는 마랑고니 효과의 현상을 정량화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하워드 스톤(Howard Stone) 교수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기술은 계면활성제의 광범위한 사용을 억제하거나 유체 표면의 불순물들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되며, 국제 학술지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 7월 31자 온라인판에 게재되기도 했다.

마랑고니 효과는 계면을 따라 표면장력의 크기가 일정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현상으로, 흔히 알려진 와인의 눈물 현상이 대표적인 마랑고니 효과다.

물과 알코올처럼 서로 100% 섞이는 액체들은 만나는 즉시 혼합과 퍼짐이 동시에 이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 실제 물의 표면장력은 알코올보다 3배 정도 크기 때문에 이 표면장력 차이로 인해 두 액체가 닿는 순간 계면에서 마랑고니 효과가 발생하고, 혼합이 일어나기까지 일정 시간이 소요된다.

이와 같은 현상은 20세기 초반에 보고된 후 많은 논의가 됐지만 복잡한 물리화학적 혼합 현상을 정량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김 교수는 광학의 특성을 이용한 다양한 유동장 가시화(Flow visualization) 기법과 초고속 이미징 장비를 이용해 실험을 수행했으며, 이를 통해 물과 알코올 사이에 발생하는 복잡한 물리화학적 현상의 정량화에 성공하고 이를 토대로 실험 결과를 예측하는 이론 모델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유체 계면을 2차 오염시키지 않고 계면에 따라 원하는 물질을 높은 효율로 쉽게 전달하거나 유체 표면의 불순물들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무엇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약물 전달을 위해 사용되는 계면활성제를 알코올이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김 교수는 "약물전달을 위해 계면활성제를 사용하는데 체내에 흡수되면 배출이 어려워 축적이 되고 천식 환자에게 심장질환을 유발하는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알코올과 같은 새로운 약물전달 물질을 사용해 이러한 부작용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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