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출당 필요성 첫 거론
하태경 "정치적 패륜아"비난

[서울=충청일보 김홍민기자]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지난 16일 대구 토크 콘서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문제를 거론하면서 보수 야권이 정면충돌의 대결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홍 대표는 이날 보수 진영의 본거지인 대구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로 탄핵당한 박 전 대통령을 작심 비판하면서 출당 필요성을 처음으로 공개 제기했다. 박 전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못했고 정치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만큼 출당문제 논의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게 발언의 취지다.

홍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한국당에 덧씌워진 '박근혜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계속되고, 특히 민주당에서 '적폐 정당'이라고 공격할 것이 뻔한 상황에서 이른바 '박근혜 동정표'에 기대서는 전국단위 선거인 지방선거를 승리할 수 없다는 게 홍 대표의 인식이다.

홍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이 자진해 탈당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강제적인 방식을 동원해서라도 박 전 대통령과 절연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판단하에 이번 출당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홍 대표의 이번 언급이 바른정당 의원들을 향한 메시지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보수 통합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는 만큼 바른정당 의원들에게 한국당으로 돌아올 수 있는 명분을 주기 위한 계산된 발언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17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향해 '정치적 패륜아'라는 거친 표현까지 써 가며 맹비난했다.

하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개최한 의원 전체회의에서 "홍 대표의 정치적 패륜을 고발한다"며 "(그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갖고 논다"고 말했다.

그는 "홍 대표가 어제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을 공식화했다. (홍 대표는) 지난 4월 정치적 사체가 된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라고 했다"며 "그런데 또 출당을 거론하는 것은 홍 대표가 패륜아가 된 것임을 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 최고위원은 "홍 대표는 태극기 부대가 약해지면 박 전 대통령을 깐다"라며 "박 전 대통령을 정치적 노리개로 삼는 홍 대표에 대해 이제 보수는 정치적 패륜을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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