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엔, 빅데이터로 읽은 '성인 트렌드' 발표

 

책 언급량 7∼8월 가장 높아
여름 휴가철 구매 등 급증
여유로움 표현하는 수단 방증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문체부의 '2015 독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독서율은 매년 줄어 이제는 성인 3명 중 1명이 1년에 1권도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한다. 책 한 권 읽기 힘든 바쁜 일상 속, 요즘 성인들의 독서 양상은 과연 어떨까?

교육출판전문기업 ㈜미래엔이 다음소프트의 '소셜메트릭스' 솔루션을 활용해 지난 2013~2016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데이터 약 2300만건을 분석, 성인들의 독서 소비 패턴과 양상을 살펴봤다.

먼저 연간 '독서' 언급 추이를 보면 책에 대한 관심은 독서를 결심하는 연초인 1월을 제외하고 여름인 7~8월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독서의 계절은 가을'이라는 일반적인 통념과는 다른 이례적인 결과다. 그렇다면 왜 여름에 독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까. 대표적인 원인으로 '여름 휴가'가 꼽힌다.

미래엔 조사 결과에 따르면 휴가철 '책' 언급량은 지난 4년 간 꾸준히 증가했다. 2013년 대비 2016년 기준 약 32% 증가한 수준이다.

휴가 시즌 책에 대한 관심은 실제 도서 구매로도 이어졌다. 미래엔 성인 단행본 브랜드 '북폴리오', '와이즈베리' 판매량 추이를 살펴보면, 2014~2015년 7~8월에는 5~6월 대비 각각 74%, 23%의 증가율을 보였다.

휴가 기간 독서량도 주목할 만 하다. 휴가 기간 동안 사람들은 대체로 1~2권(78%), 3~4권(12%) 정도를 읽는 다고 나타났다.

결국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로움을 즐길 때 사람들은 책을 소비하며, 독서는 이제 특정 장소와 시간에 마음을 먹어야 할 수 있는 행위가 됐다는 방증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디에서 책을 주로 읽을까. 지난 4년 간 독서 연관 장소로는 집(10만4332건)에 이어 도서관(7만4512건), 카페(7만3671건)가 많이 언급됐다.

연도별 장소 언급 비중을 보면 순위가 조금 달라진다. 2016년 장소별 언급 비중은 카페(21%)가 집(22%)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카페 언급량은 2013년 대비 약 114% 증가했다.
 

 



이는 최근 늘고 있는 '카공족'이나 '코피스족(카페+오피스)', '샐러던트(샐러리맨+ 스튜던트)' 등의 열풍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는 게 미래엔의 설명이다.

실제로 카페 연관 소비 콘텐츠를 자세히 살펴보면 책(21만5059건)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영화·동영상(12만8490건), 카카오톡(3만4648건)을 많이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책이 단순히 '읽는' 것을 넘어 '찍는'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요즘은 책도 찍혀야 읽힌다"는 말을 증명하듯 사진을 찍어 공유하는 콘텐츠로 여행(1524건)에 이어 책(882건)이 가장 많이 언급된 것.

실제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에서 '#북스타그램'으로 검색되는 포스팅만 110만여 개, '#책스타그램'은 96만여 개에 달할 만큼 책 사진 공유는 젊은 세대의 문화 현상이 됐다.
 

 


특히 책은 여행이나 주말, 휴가 등 소위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특정한 상황에서 가장 많이 언급됐다.

일상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콘텐츠가 영화·영상(18.8%), 교육(15.5%), 체험·활동(14.5%), 책(11.8%) 순으로 나타난 것과 달리 여유로움을 대변하는 특정 상황 속에서 책(24.0%) 소비는 껑충 뛰었다.

'찍는' 행위가 동반되면 책의 비중은 25.7%로 더 늘었다. 책이 자신의 여유로움을 방증하기 위한 대표적인 도구 중 하나가 된 셈.

이는 과거 명품·차 등 고가품 인증을 통해 과시적 욕구를 표출하던 SNS 인증 문화가 자신의 일상과 취향을 자랑하는 '라이프 로그(life log)'이자 경험 인증으로 바뀐 최근의 트렌드와도 부합하는 결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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