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 충북주민자치회장

[홍순철 충북주민자치회장] 얼마전 필자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을 졸업한 학부모님을 사석 모임에서 만나게 되었다. 참으로 반가운 마음에 필자의 트레이드마크로 불리운다는 <배꼽손 90도 허리굽혀 절하기> 인사를 하였다. 그랬더니 그 학부모 부부가 악수를 하려 다가오다 말고 깔깔깔 웃는 것이었다. 반가운 서로의 인사가 오간 후에 졸업한 아이의 근황을 묻고 담소를 나누면서 부부가 함께 웃게 된 이유를 말하였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재원 당시 조금 서운한 일이 있어 담임교사와 이야기를 할까 하다가 원장님께 의논드리는 것이 낫겠다 싶어 찾아뵌 적이 있었어요. 상황이 상황인 만큼 조금 경직되어 어린이집에 들어섰는데 원장님께서 너무나 해맑고 기쁜 얼굴로 지금처럼 90도로 정말 정성껏 저희를 맞아주시면서 두 손을 맞잡아 주신 것에 솔직히 서운한 일이고 뭐고 눈 녹듯 사라졌던 일이 생각났어요. 그리고 나서 아이와 어린이집에 대해 의논 하였을 때 살아가면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음을 주셨더랬지요"라고 하며 그토록 진심으로 인사를 해주시는 분이라면 모든 일에 진심이고 사랑이 가득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고 한다.

 필자가 지금 이 이야기를 회상하는 이유는 한가지이다. 진실한 인사가 얼마나 감동스럽고 백마디 말보다 더 빠르게 진심을 전달할 수가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은 것이다. 가식적이고 형식적인 인사와 표정은 그 어떤 것보다 분명하게 드러나기 십상이니 진실을 탑재해야 함을 잊지 않아야 하겠다. 인사는 우리가 서로 마주 대하거나 헤어질 때 예를 표현하는 어떤 양식이라 그 뜻을 풀이할 수 있는데, 사실 형식보다는 그 안에 좀 더 따스하고 감정적인 인식이 살아있지 않은가 싶다.

 밝은 얼굴로 예의 바르게 건넨 인사는 그 사람의 품격뿐 아니라 상대를 얼마나 존중하였는지 나타나기 때문에 우리 인간사회에서는 그 어느 것과도 대체될 수 없는 마음가짐으로 보여진다. 마음과 마음이 처음 만나는 그 곳에 인사가 있다. 제 아무리 예의 바른 사람이라고 해도 싫어하는 사람에게 진실한 웃음이 나오기 힘든 것처럼 인간관계의 출발이 되는 중요한 표현이 된다. 상대방에게 감동을 주고 나 자신을 보이게 되는 진실한 인사는 먼저 상대의 눈을 보고 환하게 미소 지으며 정확하게 건네는 것이 좋다. 그리고 상대를 정확하게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도대체 누구에게 인사한 건지 알 수가 없다면 호감을 얻을 수 없지 않겠는가.

 아까 밥 먹었다고 이따가 밥 안 먹을 것인가. 어제 씻었다고 다시는 안 씻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인사도 이러한 것이다. 언제나 반갑게 항상 인사할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오롯이 그 사람의 됨됨이를 보이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진심을 가지고 말이다. 가식이야말로 진정 쓸데없는 일이지 않겠는가.

 천방지축 우리 어린이집 아이들은 항상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 배꼽인사를 하며 "안녕하세요오오" 한다. 망아지마냥 뛰어 들어 오다가도 그 발걸음에 급제동을 하고는 언제 뛰었냐는 듯 공손히 손을 모아 인사하는 기특하고 귀여운 그 모습에 나도 같이 허리를 굽혀 "우리 친구들 안녕하세요" 하면 까르르 웃으며 달려들어 안기는데 언제까지나 이렇게 밝고 예의바른 아이들로 잘 자라주기만을 바라게 된다. 잘 배우고 잘 자라서 좋은 어른이 되거라 하는 바람을 불어넣어준다.

 필자는 오늘도 인사를 한다. 상대를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진실한 인사를 건네며 언제나 환하게 웃어 보일란다. 그것이 당신에게 전달하는 내 마음이다. "날씨가 참 좋지요.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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