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인간을 관계적(關係的) 존재라고 한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부모님과 형제자매와 생활하며 사회화(社會化)되어가고 성장하면서 크고 작은 많은 조직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최근 들어 신문 사회면을 보면 원만하게 조직운영을 못하고 구성원 간에 갈등이 불거져 나오고 심지어는 살인으로까지 이어지는 불행한 사태를 볼 수 있다. 공자(孔子)가 35세 때였다. 제(齊)나라 경공(景公)이 공자에게 어떻게 하면 정치를 잘 할 수 있는가를 묻자 공자는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된다"는 정명론(正名論)을 설파했다.

 한 조직에서 국장이 설쳐대고 과장과 계장이 할 일까지 참견하고 다녀서는 안 되고, 과장이 국장이 해야 할 일까지 참견해서는 조직이 원만하게 운영될 수 없으며 조직의 리더(Reader)가 정열이 넘쳐서 국장이나 과장, 계장이 할 일까지 참견하고 다녀서는 안된다. 조직에는 계층에 맞는 맡겨진 일이 있고 권한의 위양(委讓)이 있어야 조직원들이 의욕을 갖고 업무에 종사하며 권한을 갖고 맡겨진 일에 종사하며 책임을 지는 게 아닐까?

 오래된 이야기이긴 하지만 지역교육장이 일선학교를 돌며 휴지 소각장을 점검하여 화제가 된 일이 있다. 교육청에서는 교육장이 할 일이 있고, 과장이나 계원에 주어진 업무가 있지 않은가. 조직의 리더(Reader)는 어려움에 부딪치더라도 구성원이 믿고 따를 수 있도록 믿음이 가는 모습이어야 하고 비전(Vision)을 제시해야 한다. 선수들은 경기가 어렵게 풀릴 때에 코치의 얼굴 표정에 따라 좌절하기도 하고, 용기백배하여 승리로 이끄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아버지는 아버지답게 가정을 솔가(率家)해야 하며 아들은 아들답게 부모님 모시고 주어진 일에 충실할 때 가정도 국가도 건강한 모습 속에 영위(營爲)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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