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련 사회복지사

[정혜련 사회복지사] 노래에 재능 있는 4명을 모아 남성중창단을 만드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석유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인 한 참가자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대표곡인 'The phantom of the opera'(더 팬텀 오브 더 오페라)를 불렀다, TV화면으로 보고 있던 나는 그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남녀의 역할을 넘나들고, 감정을 담아낸 손짓과 눈빛은 어떤 프로배우보다 매력적이었다. 심사위원들의 호평 속에 그의 무대가 끝나고 문득 든 생각은 "저렇게 끼가 많은 사람이 어떻게 참았을까?"이다. 한편으로 나이 서른이 되어도 채워지지 않던 마음을 믿고 용기를 내 도전한 그가 훌륭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현대사회에서 큰 조직일수록 '관료제' 형태의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다. 업무에 따라 계층적으로 나누어지고 조직을 지배하는 정당성을 기준으로 권위가 발생한다. 보통은 작은 회사도 이러한 조직구조에 바탕을 두고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산업사회에 필요한 인재교육의 틀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그 교육과정을 마친 인재들은 다시 관료적 조직에 들어가 안정된 급여와 직위에 안주하기 쉽다. 내가 주인이 아닌, 그 다른 무엇이 주인이 되어 나를 이끌어가는 삶에 브레이크를 걸고 'NO'라고 외칠 수는 없을까?

 사람 귀한 줄 모르고 직원들을 함부로 대하거나, 나의 재능과 내 꿈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같은 패턴으로 지시적인 업무만을 강요당하고 있다면, 한 번쯤은 나를 돌아보자. 그리고 내 끼를 찾아보자. 투명하게 들어나는 소득체계로 꼬박꼬박 세금 잘 내고, 평범하지만, 올바른 가치의 중심으로, 대한민국 중산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감히 얘기하고 싶다. "나이 불문하고 당신의 끼를 찾아라." 취미로 할지언정 내 꿈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는 인생을 사는 것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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