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희 충북대 교수·국가위기관리연구소장

[이장희 충북대 교수·국가위기관리연구소장] 최근 살충제 달걀 파동으로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정부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4일 최초 살충제달걀 사건보도 이후 정부 대응에 신뢰성이 없다며 식약처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사건 자체보다도 사건을 은폐 조작하려 했다거나 이미 저질러진 사건에 대한 오류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에 대한 불안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폐기시킨 달걀 숫자의 중요함보다는 제도적 관리나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본다. 최근 조사결과 발표가 잘못되었다는 질책이 나온 이후 전수조사결과를 실시한 결과 살충제가 검출된 농가가 크게 늘었고, 전국각지로 확산되며 추가검출도 계속되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을 확인한 정부가 뒤늦게 살충제 달걀의 인체 유해성 여부를 판단해 준다며 발표일시 까지 지정했다가 또다시 연기하는 등 농수산식품부 행정의 난맥상을 드러내 국민 불안과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 일부는 '피브로닐' 살충제 성분이 장기 복용이 아니면 인체에 크게 해롭지 않다는 의견이 있지만 한국인의 체질이 피보로닐에 취약하다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국민들이 즐겨 먹는 특히 서민계층에서 애용하는 단백질 섭취원이 달걀이라는 점에서 또 손쉽게 다양한 요리와 음식에 사용되는 재료원이 달걀이기 때문에 관심이 가고 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중국에서 멜라민파동이 발생해 세계적 이슈로 등장했을 때 우리는 코웃음을 치며 중국식품에 대한 불매운동과 수입금지 등의 조처가 취해졌고 걱정스런 눈으로 추이를 지켜봤던 것이 생각난다. 과거 우리나라도 살충제나 농약성분 독성이 있는 성분이 두부나 콩나물 등에서 검출되기도 했고 먹을 것으로 장난치는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는 국민정서가 지배적이다.

 문제는 축산업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책이 시급하다는 데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고 방치해 왔다는 것이다. 식품안전정보원을 설립해 세계 각국의 식품위해정보를 수집하고 식품나라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고 축산물은 이력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안심한 먹거리 환경을 만드는데 노력해왔다. 그런데 달걀의 경우 위해성이나 인증관리제도의 문제점 지적이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묵살되어 이번 파동같이 큰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이번 파동은 잠시 지나면 가라앉을 것이란 근시안적인 태도가 사건을 더욱 키운 것이다. 살충제달걀 출하농가의 60%가 인증을 받았다고 하나 제대로 된 검사나 유통관리가 없었다니 결국 HACCP제도 불신까지 이어져 이를 해소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안 마련을 위한 검토가 시급하다. 난각코드가 검증되지 않고 농수산식품부가 인정해주는 친환경인증제가 있으나마나 하고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대국민을 속인 것이라는 생각이다.

 식품안전관리에 대한 위해성을 판단하는 것과 농수산식품부의 관리에 대한 제도적 기관간 알력에 대한 허점을 이번에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식품안전관리를 위한 컨트롤타워를 일원화해 특히 사건이 발생할 경우에 즉각 대처하고 긴급조처를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다시는 식품위해를 꾀하거나 식품안전관리에 소홀하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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