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호 청주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정규호 청주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서늘해진 바람에 실려 가을이 문턱에 들어 왔다. 8월이 가고 9월이 성큼 다가왔다. 즉 금년에 마지막으로 재시작하는 달인 것이다. 학생들은 새 학기를 맞아 교정마저 활기가 넘치고, 직장 또한 긴 여름휴가를 마쳐 업무에 전념하게 된다. 원래 영어 September라는 의미는 7월을 뜻하는 것이었는데, 이런 저런 사유로 9월로 밀리게 되었다는 설이 일리가 있어 보인다.

 엊그제 2학기 개강을 하면서, 졸업을 앞둔 4학년 학생들과 어떻게 한 학기를 준비를 할까를 생각해 봤다. 무엇보다 취업을 앞둔 학생들인지라 불안해하고 걱정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저들에게 희망을 그리고 긍정적 사고를 심어 줘야 하겠는데 걱정을 하면서도 답답하다.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다니엘 카너먼 교수와 아모스 트버스키와 함께 발표한 프레이밍 효과의 관한 대표적인 예로 '신종 전염병' 실험에 관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문구를 주고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몇 달 전까지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지카바이러스처럼 세계적으로 정글 모기가 퍼트리는 신종 전염병이 있다. 이 전염병을 방치하면 600명 정도가 미국지역에서 사망할 예정이다. 때문에 방역 당국은 A안과 B안을 마련, 둘 중 하나의 안에 따라 방역과 질병예방을 위한 정책을 시행할 것이다. A안과 B안은 다음과 같다.

 A안: 이 안을 시행할 경우 200명이 생존합니다. B안: 이 안이 실행될 경우 총 600명 중 모든 인원이 생존할 확률이 1/3, 아무도 생존하지 못할 확률이 2/3입니다.' 조사 결과 A안을 선택한 사람이 72% B안을 선택한 사람이 28%로 나타났다고 한다. 결과는 똑같은 내용인데도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줄 경우 사람들은 불확실한 이득보다 확실한 이득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僑)라는 말이 있다. '산을 만나면 길을 만들어 나가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아 건넌다'라는 말이다. 인생의 선택의 기로에 처하게 될 때, 우리의 태도와 현실을 대하는 관점은 위기 상황을 고착 시킬 수도 있고, 반대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도 있다. 일상 다반사에서 우리가 어떻게 표현하고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긍정이 될 수도 있고 부정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제 취업을 대비하여 마지막 재시작의 기회를 맞는 학생들에게 용기를 심어줄 내용을 정리하다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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