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현택씨, 은퇴 35년 만에
심판으로 화려한 복귀
"후배들 위해 봉사할 것"

▲ 심현택씨.

[충청일보 오태경기자] 화려했던 선수생활을 뒤로 하고 생업을 위해 육상계를 떠났다 35년만에 심판으로 육상계에 돌아온 심판원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36회 충북도 시·군대항 역전마라톤대회 시·군 감찰경기임원을 맡은 심현택씨(60·사진).

심씨는 고교시절인 1970년대 초반부터 충북을 대표하는 육상선수로 활약했다.

전국체전을 비롯해 경부역전마라톤대회(현 서울~부산 대역전경주대회), 전국종별선수권대회 등 굵직한 대회에서 다수 입상하는 등 충북 육상계를 이끌어 갔다.

고교졸업후 한국전력 소속으로 선수생활을 하던 심씨는 20대 중반이던 지난 1982년 개인사정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선수생활을 마쳤다.

선수가 아닌 관계로 한전에서 일반 업무를 해야 했던 심씨는 은퇴 후 심판, 운영진 등으로 육상경기에서 활동하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심판활동을 하기 위해 직장을 비우면 다른 직원이 심씨의 업무까지 맡아야 했는데 동료 직원에게 부담을 주기 싫었던 심씨는 육상계에 남고 싶은 마음을 뒤로 하고 생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뿌리부터 육상인인 심씨는 항상 육상을 위하고자 하는 마음을 놓지 않았다. 언제든 기회만 오면 육상계에 복귀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져왔던 심씨는 은퇴 35년만인 올해 36회 충북도 시·군대항 역전마라톤대회를 통해 화려하게 복귀했다.

정년퇴임이 다가오면서 후배들에게 업무 인수를 마치고 회사의 배려로 다시 심판 활동을 하게된 것이다.

35년만의 복귀였지만 어색함은 없었다. 뼛속까지 육상인인 그에게는 엊그제까지 있던 곳에 온 느낌이었고 고향을 찾은 기분이었다.

여기에 끈끈한 의리로 뭉친 선후배들이 심씨를 반겨주며 환영해줘 어색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심씨는 "35년만에 다시 돌아오니 너무 벅차고 감동의 연속이었다"며 "대회 첫 날의 감동은 너무 새로웠고 당장이라도 다시 달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심씨는 그동안 못다한 부분까지 남은 인생을 육상을 위해 살겠다는 각오다.

후배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무엇이든 마다않고 최선을 다해 임할 계획이다.

이번 대회가 끝나면 오는 15일부터 충북에서 열리는 전국장에인체육대회에서도 심판으로 활동할 계획이며 각종 전국대회에서도 활동할 예정이다.

심씨는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이 나기도 했다"며 "육상으로 살아온 인생인 만큼 앞으로 봉사하는 마음으로 후배들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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