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구단 창단·운영 100억 넘는 비용 부담
시민 공감대 형성도 안돼… 신중 기해야

[충청일보 박재남기자] 청주시가 제출한 '청주연고 프로축구단 창단 운영 지원 동의안'이 시의회에서 부결된 가운데 지역에서는 "축구단 창단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여론에 비중이 실리고 있다. 

청주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는 지난 11일 '청주연고 프로축구단 창단 운영 지원 동의안'을 부결했다.

시의회 의원들은 프로축구단 창단 운영 지원에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으며, 행정적 절차상의 문제와 막대한 혈세낭비 등을 지적했다. 

앞서 K3리그 구단인 청주 씨티FC는 지난 4월 청주시에 프로축구단 창단을 제안했고 청주시는 지난 7월 13일 시의회 사전 동의 절차를 거쳐 프로축구단 창단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구단에 보냈다.

청주시는 다음 달 프로축구단 관련 조례안을 시의회에 상정, 지원 근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어서 프로축구단 지원 여부는 이때 결정 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상정된 프로축구단 지원 동의안의 핵심 내용은 프로축구단 창단 추진위원회와 청주 씨티FC, 청주시의 연고 협약 체결 및 지원조례 제정 등이다.

청주시티FC가 시에 요청한 지원금은 연간 30억원으로 자체 예산 20억원을 더해 50억원으로 구단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동의안에는 청주 CITY FC의 지역 연고 프로축구단 창단과 관련해 창단 첫해에 필요한 사업비 50억원 중 30억원 지원 등 5년간 110억 가량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구단 창단과 운영에 시가 100억원이 넘는 비용을 부담한다는 점은 혈세낭비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여기에 상황에 따라 시의 지원금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여지도 있다. 

지역사회에서도 막대한 시의 지원을 통한 연고 프로축구단 창단에는 부정적이다.

무엇보다 대다수의 시민들은 프로축구단 창단에 크게 관심이 없었고 논의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공감대가 여전히 형성되지 않은 탓이다. 

직장인 김모씨(45)는 "운영자금도 없이 시민 혈세로 프로축구단을 창단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타 시도 사례에서 보듯 혈세먹는 하마로 전락하는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자영업자 이모(43)씨는 "시민구단이 창단돼 지역민의 화합과 자긍심을 높이는 등 긍정적 측면도 많겠지만 그렇다고 무리한 창단은 안된다"며 "재정 운용 계획과 현실 가능한 자립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세워져야 하며 이를 토대로 한 시민들의 공론화작업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체육계 관계자는 "지역 축구인들에게는 크게 반길만한 일이지만 아직 시민적 공감대 형성이 미흡하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충분한 여론수렴을 통해 신중히 결정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주시티FC는 2015년부터 프로축구팀 창단을 시도해 왔지만 부실한 운영 계획과 부족한 시민 공감대 등으로 잇따라 실패했다. 청주시는 시의회가 동의안을 부결함에 따라 다음달 제출할 조례안 마련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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