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체전 이모저모]

▲ 충주시민서포터즈들이 15일 충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개회식에 참여해 입장하는 각 지역 선수단을 열렬히 환영하고 있다.

[충주=충청일보 이현기자]

◇이색 자원봉사자 열전

자신이 장애를 갖고 있으면서도 장애인 선수들을 위해 나서고, 모자 또는 부부가 함께 봉사에 참여한 주개최지 충주의 자원봉사자들이 화제다.

시각장애 6급인 안치성 씨(41ㆍ충주시 교현동)는 15~16일 태권도 경기가 열리는 충주체육관에 배치돼 경기장 주변 환경정화활동을 수행했다.

이틀 동안 쉼없이 체육관 주위를 돌며 깨끗한 경기장을 만든 그는 “전국장애인체전에 작은 보탬이 돼 가슴 벅차다”고 밝혔다.

가족들이 손잡고 자원봉사에 나서 가정의 사랑과 화목을 키운 이들도 있다.

임명희 씨(43)와 아들 박종훈(19)ㆍ종선(17) 군은 장애인 1대 1 맞춤으로 각각 서울ㆍ강원ㆍ부산 선수들의 손과 발이 돼 원할한 경기 진행을 뒷받침했다.

또 이원용(66)ㆍ정옥순(64) 부부는 호암제2체육관에서 열리는 배드민턴 경기장 주차장을 맡아 주차관리를 도왔다.

신니면 향기누리봉사단 회장인 이씨는 회원들과 홀몸노인 반찬봉사를 20년간 이어 온 봉사의 달인이다.

이밖에 충주시 퇴직 공직자인 박재수 씨(64)도 탄금테니스경기장에서 체전 기간 내내 주차관리 봉사를 펼치고 있다.

박씨는 “충주를 찾은 선수들이 열정을 더욱 발휘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이지만 도움을 드릴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 세 모자가 모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는 임명희씨(가운데)와 두 아들 박종훈·종선군.

◇주개최지 충주, 열기'후끈'

주개최지인 충주시민들도 제37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따뜻한 마음을 보태고 있다.

대회 개회식이 있던 15일 늦은 밤 충주시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코너에 ‘여자 직원 분께 감사드린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장애가 있어 몸이 약한 동생과 함께 개회식을 보러 왔다가 훌륭한 퍼포먼스에 심취해 시간 가는 줄 몰랐다’며 ‘추위에 떠는 동생을 보고 걱정이 돼 바람막이 옷을 구했으면 했는데 쉽지 않았다’고 사연을 밝혔다.

그는 이어 ‘그때 자원봉사 관리실의 한 시청 여직원이 자신의 옷을 기꺼이 벗어줘 감동받았다. 감사 드리며 건강하고 행복하시기 바란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 3000여 명으로 구성된 충주시민서포터즈의 열정적인 응원은 경기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전국체육대회보다 먼저 열리면서 관중들의 관심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 가운데, 서포터즈가 모든 경기에 조를 나눠 경기장을 찾고 있다.

이들은 대회 기간 내내 경기 관람과 열렬한 응원으로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끌어낼 수 있도록 힘을 북돋아 주고 있다.

자원봉사자 등록을 미처 하지 못한 시민들도 곳곳에서 대회 지원에 손을 내밀고 있다.

충주시보치아연맹(회장 최영훈)은 전국에서 온 보치아 선수단과 가족들에게 환영의 문구를 넣은 스포츠 타올 550장을 제작해 배부하고, 충주사과와 충주빵 등 특산품을 전하며 사과의 고장 충주를 알렸다.

연맹 이사들은 10명씩 짝을 지어 매일 호암2체육관에서 경기장 안내를 맡아 선수단의 불편이 없도록 돕고 있다.

대한물리치료사협회 충북도회 북부지부 충주물리치료사회(회장 권영배)는 충주종합운동장에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근육 손상 예방을 위한 테이핑 요법과 이온 쿨러요법을 실시하고 있다.
 

▲ 충주종합운동장 볼거리(왼쪽부터 충주종합운동장 외곽동산에 재현한 돌무지나무널무덤, 조형물 '승리의 함성', 충주탑평리7층석탑 본딴 꽃탑).

◇충주종합운동장 둘러보는 재미 쏠쏠

제37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개ㆍ폐회식과 육상 경기가 열리는 충주종합운동장은 곳곳에 다양한 볼거리를 품고 있어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우선 충주종합운동장은 무장애 환경설계 인증(BF)을 받은 건물이다.

장애인들이 보조자 도움을 받지 않고 경기장 어느 곳으로나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익숙한 타원형 경기장이 아니라 전국 최초로 사각형 모양으로 지어진 것도 눈에 띈다.

경기장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설계단계부터 기획된 의도적 형태다.

남문으로 들어서면 마주치는 유구전시관에선 운동장 터파기 공사 때 발견된 기원전 2~1세기경 초기 철기시대 돌무지나무널무덤 속 유물을 만나 과거로의 역사탐험을 할 수 있다.

이 무덤에선 국내 단일 무덤 출토 청동유물로는 최다인 청동세형동검 7점, 청동투겁창 3점, 청동새기개 4점 등 총 19점이 출토됐다.

특히 돌무지나무널무덤은 운동장 외곽 동산에 옮겨져 그대로 재현돼 있다.

청동잔줄무늬거울을 지붕 삼고, 청동세형동검 7자루를 기둥으로 표현한 황금색 외관이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 서문 앞 광장에 세워진 조형물 ‘승리의 함성’과 충주탑평리칠층석탑(중앙탑)을 본딴 꾳탑은 포토존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밖에 충주 변천사 사진전 ‘과거의 빛으로 미래를 그리다’와 서예ㆍ문인화 전시회, 장애작가 황석봉의 퍼포먼스 작품 등 볼거리가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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