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경수 교수청주대 국어교육학과

아버지 산소 / 권태응

아버지 산소는 쓸쓸한곳,
떼 덮인 그위엔 꽃하나 없고
'솔나무/소나무' 숲에선 바람이 울 뿐.

아버지 산소는 쓸쓸한곳,
명절때 식구가 겨우 찾고는
솔나무 숲에선 비둘기 '울뿐/울 뿐'.

<출처 : '감자꽃'(㈜창비·1995년)>
 

한글 맞춤법 28항은 끝소리가 'ㄹ'인 말과 딴 말이 어울릴 적에 'ㄹ'소리가 나지 아니하는 것은 아니 나는 대로 적는다고 돼 있다.

그러므로 '소나무'로 써야 한다.

예를 들면, '다달이(달-달-이), 따님(딸-님), 마되(말-되), 마소(말-소), 무자위(물-자위), 바느질(바늘-질), 부나비(불-나비), 부삽(불-삽), 부손(불-손), 싸전(쌀-전), 여닫이(열-닫이), 우짖다(울-짖다), 화살(활-살)' 등이 있다.

'무자위'는 '물을 자아올리는 기계'이며 '수차(水車), 양수기(揚水機)'라고도 한다.

'부삽'은 '아궁이나 화로의 재를 치거나, 숯불이나 불을 담아 옮기는 데 쓰는 조그마한 삽'을 말한다.

쇠붙이 따위로 네모가 지거나 둥글게 만들었는데 바닥이 좀 우긋하고 자루가 달려 있다.

'싸전'은 '쌀과 그 밖의 곡식을 파는 가게'를 말한다.

'우짖다'는 '울며 부르짖다'의 뜻이다.

한자어에서 일어나는 'ㄹ' 탈락의 경우에는 소리대로 적는데 '부당(不當), 부덕(不德), 부자유(不自由)'에서와 같이 'ㄷ, ㅈ' 앞에서 탈락돼 '부'로 소리 나는 경우에는 'ㄹ'이 소리 나지 않는 대로 적는다.

한글 맞춤법 42항은 의존 명사는 띄어 쓴다고 돼 있다.

동사 '울다'에서 '우-'+관형사형 'ㄹ'+의존 명사 '뿐'으로 분석된다.

그러므로 '울∨뿐'으로 띄어 써야 한다.

'뿐'은 어미 '-을' 뒤에 쓰여 '다만 어떠하거나 어찌할 따름'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

예를 들면 '소문으로만 들었을 뿐이네', '그는 웃고만 있을 뿐이지 싫다 좋다 말이 없다', '모두들 구경만 할 뿐 누구 하나 거드는 이가 없었다', '학생들은 약간 기가 질려서 눈만 말똥거릴 뿐 대뜸 반응은 없다' 등이 있다.

그러나 '뿐'은 체언이나 부사어 뒤에 붙어 '그것만이고 더는 없음' 또는 '오직 그렇게 하거나 그러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보조사이다.

예를 들면 '이제 믿을 것은 오직 실력뿐이다', '우리 민족의 염원은 통일뿐이다', '가진 것은 이것뿐이다', '그 아이는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말썽꾸러기였다', '그는 가족들에게뿐만 아니라 이웃들에게도 언제나 웃는 얼굴로 대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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