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충청일보 이현기자] 37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를 하루 앞두고 주개최지 충주에서 봉사활동을 준비하던 80대 자원봉사자가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1708시간. 고(故) 정태분씨(81·여·사진)가 지난 2010년 3월 자원봉사자의 길에 첫 발을 디딘 이후 7년여간 봉사활동에 바친 시간이다. 

고인은 장애인체전 개회 전날인 14일 자원봉사자 발대식에 참석한 뒤 귀가하던 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고향에서 열리는 체전 성공에 보탬이 되고자 자원봉사자로 나섰지만 끝내 체전을 보지 못했다.

고인은 생전에 오뚜기봉사단과 뚝딱우산수리봉사단에 소속돼 고령임에도 홀몸노인 말벗 서비스를 비롯해 유치원 아동교육 보조, 마술·댄스 재능봉사, 배식봉사 등 누구보다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7년 3개월 동안 299회에 걸쳐 행한 봉사활동 1708시간은 얼마만큼 고인이 봉사활동에 매진했는가를 웅변하는 수치다.

이런 공로로 2015충주세계무술축제 유공자로 충주시장상을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이달의 우수봉사자상을 받기도 했다.

유족들은 "생전에 자원봉사를 낙으로 사셨고, 장애인체전에 보람있는 일을 하시려 동참하시던 중 돌아가셨으니 하늘에서도 행복하실 것"이라며 오히려 조문객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인생 2막을 자원봉사에 헌신하며 더불어사는 고귀한 삶을 직접 실천한 고인이기에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주위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조길형 충주시장은 "배려와 대우를 받아야 할 연세에도 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활동에 앞장섰던 분"이라며 "슬픔과 존경과 한없는 사랑을 담아 22만 시민을 대표해 삼가 명복을 빈다"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시는 조만간 고인의 뜻을 간직하고 기억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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