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신원 前 한국청년회의소 중앙회장

[권신원 前 한국청년회의소 중앙회장]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우리 민족의 최대 미풍양속인 추석 명절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 민족의 뜻 깊은 명절답게 올 추석 명절에도 370만 명 이상의 국민이 대이동을 통해 그리운 고향을 찾게 될 것이며, 특히 이번 명절은 다른 국경일과 겹쳐 유례없이 긴 연휴를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올 추석 명절에도 북한에 있는 보고 싶은 부모?형제들을 만나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안타깝고 슬픈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이산가족들이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두 가지 부류의 이산가족들이 함께 살고 있다. 한 부류는 분단과 6·25전쟁을 겪으면서 가족과 헤어진 사람들로 70여 년 동안 그리움과 통한의 아픔으로 단장의 세월을 살아온 남북 이산가족들이다. 또 하나의 부류는 가족을 버리고 목숨 걸고 빵과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하여 남한으로 넘어온 탈북민이다. 현재 남북 이산가족 1세대는 약 200만 명이 생존해 있으며, 매년 명절 때마다 임진각 망향제에 나가 고향 하늘을 향해 눈물로 절을 해왔던 가슴 아픈 세대다. 이분들 가운데 6만1200여명은 목숨이 붙어 있는 날까지 북고 두고 온 가족들을 만나보겠다며 이산가족 상봉신청을 하고 기다리고 있다.

 남북 이산가족 문제는 오늘 못하면 내일 할 수 있고, 올해 못하면 내년에 할 수 있는 한가한 문제가 아니다. 남북한 당국은 이산가족들의 고통을 직시하여 모든 이산가족들이 생전에 그들의 소원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책무가 있다.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이유로 통일은 다소 지연될지언정 이산가족의 상봉과 왕래는 조속히 지속적으로 실현돼야 마땅하다.

 이와는 다르게 한국에 살고 있는 탈북민들은 돈이 있어도 고향에 갈 수 없는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북한 주민들이 남한으로 넘어오기 시작한 것은 1953년 휴전협정이 체결된 다음 해부터이고, 지난 6월로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은 모두 3만36명이며 현재 충청북도에 거주하는 탈북민은 1,200여명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탈북민들은 대상자가 되지 못해 이산가족 상봉에도 낄 수 없는 슬프고도 불행한 사람들이다.

 긴 명절 연휴를 만끽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긴 연휴가 원망스럽고 북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그 슬픔만 더해가는 사람들이 있다. 대명절 한가위를 맞이하여 가족과 함께 즐겁고 화목한 시간을 보내면서, 한편으로는 넉넉한 마음으로 이산가족들에게 위로의 기운을 전해주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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