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혁 전 청주시농기센터소장

[윤명혁 전 청주시농기센터소장] 최근 몇 년 사이에 계속되는 가축의 바이러스성 질병은 우리 농업과 농촌을 어렵게 한 것은 물론 국민들 전체 먹거리에도 영향을 주면서 많은 혼란을 야기하여 왔다. 살충제 달걀사태는 우리 국민들의 대중 먹거리인 달걀의 생산과 유통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하면서 통계적으론 산란계의 부족으로 달걀생산량이 턱없이 모자라는 상황에서도 살충제 달걀 충격으로 소비가 줄어들면서 지금은 오히려 달걀 가격이 하락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가축에 대한 바이러스성 전염병의 유행은 이젠 여름에도 나타나면서 바이러스의 토착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우리나라 축산업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고 있다. 또한 살충제 달걀사태는 전 농축산물의 잔류물질에 영향을 주면서 이젠 어느 작목, 어떤 축산물이 잔류물질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는 살얼음판을 걷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고 급기야 모 국회의원은 우리나라의 식약처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나설 정도로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이다.

 2011년 우리나라에서 조류독감 대유행 시 UN식량농업기구(FAO) 는 당시 아시아에서 유행하고 있는 고병원성 H5N1 조류 인플루엔자 변이종의 인체감염 사례를 발표하였는데 2003년 처음 발견된 이후 565건이 확인되어 세계적으로 331건의 사망사례가 있으며 금후 조류독감의 인체감염에 대한 대 유행을 예고하고 감염 시 치명적이라는 경고를 한 적이 있는 것을 보면서 이들에 대한 대비책이 긴요하다는 생각이다.

 2011년 구제역 사태와 지난해 겨울에 큰 피해를 준 조류독감 사태를 모니터링 해보면 역시 사육환경이 좋았던 농장에서는 감염을 피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조류독감의 경우 방사를 한 양계농가에서는 발병률이 거의 제로수준으로 나타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부득이 전염병 발병이나 가축 기생충 예방을 떠나서라도 국민들의 먹거리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고기의 공급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우리도 동물복지 시책에 무게를 두고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젠 동물복지는 유럽만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시아에서 서서히 시작하고 있는데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2020년 도쿄 올림픽에 고기를 납품할 농가를 대상으로 대대적으로 동물복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대만의 경우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개와 고양이의 고기 식육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하였으며 개와 고양이를 오토바이 등에 매달고 다니는 행위에는 벌금을 부여하는 등 동물복지에 대한 바람이 아시아에서도 불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도 이젠 동물복지에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야 한다. 너무나 많은 축산업에 대한 규제를 따져보고 개선해야 하며 농가의 동물복지형 축산업 진출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이런 동물복지의 성패는 사업을 수행하는 농업인의 노력과 정부의 꼼꼼한 지원책이 뒷받침 되어야 하며 그 다음에는 축산물을 먹어줄 소비자들의 인식에 달려있다. 결국 정말 좋은 환경 속에서 사육된 가축에서 생산된 고기와 달걀, 우유는 절대로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지 않을 것이며 건강한 국민 먹거리를 제공하면서 농가와 소비자 모두가 좋아지는 최고의 축산 시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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