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청주흥덕경찰서 복대지구대

[김태훈 청주흥덕경찰서 복대지구대] 데이트 폭력이란 잘못된 소유욕으로부터 시작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일을 강요하거나 통제하며 폭언, 폭행, 원치 않는 스킨십과 성행위 강요 등이 데이트 폭력에 해당한다. 최근 필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사건 중 아직도 잊혀 지지 않는 사건이 있다. 교회에서 20대 여성이 변사체로 발견됐고, 범인은 같은 또래의 동거남으로, 피해자가 이별을 원하자 살해한 사건이었다.

 이 사건 뿐 아니라 만취 상태로 여자 친구를 무차별 폭행한 영상도 인터넷에 공개돼 파장을 일으키는 등 데이트 폭력 사건은 점점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실제로 지구대로 신고가 들어오는 사건 중 많은 부분이 연인 간 데이트 폭력, 가정 폭력이지만 사랑이란 이름 아래 용서하고 반복되어 폭력의 한 종류에 해당되는 범죄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데이트 폭력은 거친 사랑싸움 중 하나였다며 넘어가고 부끄러움에 주변에 알리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 사랑 하는 상대방에게 할 수 없는 행동임을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인식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데이트 폭력은 피해자 본인만 참아서 해결 되지 않으며 강요, 폭언, 폭행, 살인 등 점차 무서운 범죄로 이어질 수 있어 가족이나 친구 등 지인에게까지 더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데이트 폭력이 발생 했을 시 본인은 즉각적인 112신고나 여성 긴급전화인 1366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폭행이 있었을 경우 병원 진단서와, 폭언의 경우에는 녹음, 문자내용 확보 등 처벌 가능한 증거 수집도 중요하다. 지난해 데이트 폭력 사건이 5년 내 최다 7692건을 기록하는 등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지만 스토킹과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동안 가정폭력과 데이트폭력은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며 피해자들이 신고를 하되 처벌을 원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기본조치 밖에 취할 수 없었지만 초기에 대응하지 않으면 점점 강도가 세어지는 강력 범죄로 이어지기에 우리 경찰은 데이트 폭력 근절을 위해 7월24일부터 8월31일까지 데이트 폭력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하고 있으니 두려워 말고 신고해 더 큰 범죄로부터 지켜내야 한다. 사랑이 폭력과 집착으로 변하는 순간 상대방은 가해자, 나는 피해자 됨을 명백히 인식하여야 하며 감추지 말고 나 자신을 스스로 지켜 데이트 폭력이 근절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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