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대부분의 차량에 네비게이션이 설치되어 있다.

전국 방방곡곡, 아무리 구석진 곳이라 해도 못찾는 법이 없다. 운전자는 예전처럼 목적지를 찾아 헤메일 필요도 없고,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운전만 하면 된다. 너무나도 친절하고 정확한 네비게이션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나의 삶을 가장 잘 아는 나의 삶의 네비게이션이 있다면 어떨까?

나의 꿈, 목표를 향해 가는 길에서 만나는 많은 선택들.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놓여질 때마다 '이 길이 너의 꿈으로 가는 확실한 길이야, 따라와!' 라고 누군가 확실히 말해준다면 얼마나 편하고 좋을까? 바보 같은 생각을 해본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이 화두가 된 적이 있었다. 갈수록 빠르고 다양하게 변화하는 만큼 선택의 순간이 더욱 자주 찾아오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올바른 선택을 하고 있을까?

최근, 대학교 신입생들의 수강신청을 부모가 대신 해주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어디 수강신청 뿐인가? 학업, 입시 및 진로선택까지 오로지 부모의 뜻대로 결정하고 따르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 물론, 부모로서 자녀의 장래를 위해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할 책임과 권리는 있다.

하지만, 그 정도와 방법이 자녀들을 지나치게 의존적이고 소극적으로 만든다는 것이 문제이다. 마치 자동차의 네비게이션처럼 부모 자신이 정해 놓은 목적지를 향해 자녀가 따라오도록 늘 주시하면서, 자녀가 잠시라도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려 하면 곧바로 정해진 길로 바로 잡으려 한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일수록 우리는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누군가에 의해 길을 찾으려 한다.

나만의 네비게이션이 되어줄 누군가를 찾기 보다는, 나 스스로가 내 삶의 네비게이션이 되어 꿈을 향해 펼쳐진 길을 멋지게 주행해 보자.

▲ 김정애
청주ymca 정책사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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