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연일 수위를 높여 가던 미국과 북한 간 '말폭탄'이 급기야 전쟁을 언급하는 단계에까지 다다랐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북한 지도부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트위터 발언을 대북 선전포고라고 주장하며 '자위권 행사'를 공언했다. 이에 질세라 미국도 거듭 '미국과 동맹 방어를 위한 모든 옵션'을 강조하며 대북 군사대응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고는 손가락을 방아쇠에 걸고 있는 일촉즉발의 형국인 듯하다.

 북핵을 둘러싼 강대강 대결의 전쟁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에 대해 '완전 파괴'를 언급했다. 이어 북한과의 무역 거래에 관여한 세계 모든 금융기관과 북한을 드나든 선박과 비행기 등을 제재하는 내용의 행정명령 이른바 이란식 세컨더리 보이콧도 발동하기도 했다. 북한 제재에 소극적인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 향후 미국과 중국의 가파른 대치가 불가피해 졌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라는 화약고 앞에서 미·중간 마찰의 불똥이 튀는 형국이다.

 보기에 위태로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평화의 무대를 대결의 전장으로 만든 주범은 김정은과 그의 추종 세력들이다. 중국과 러시아마저 미흡하게나마 대북 제재의 흐름에 동참하는 상황이여 세계적 '왕따'를 자처하고 있다. 북한은 핵미사일만 완성하면 판세를 일거에 뒤집을 수 있다는 착각 속에 파국의 길로 내닫고 있다. 김정은 트럼프 미 대통령을 향해 원색적 표현을 써 가며 비난을 퍼붓고 엄포도 놨다.

 김정은의 막말 성명으로 기 싸움이 커지면 미국이 제한적이나마 군사적 대응으로 맞서는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을 듯하다. 또 리용호 북한 외무상까지 "태평양에서 수소탄 실험 운운"을 말하기도 했다. 태평양 수소탄 실험은 '공갈' 차원의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북한이 실제 도발이 감행되면 성공하든 실패하든 엄청난 후폭풍이 몰아치게 될 것이다. 북한은 핵·미사일 사태를 끝까지 가겠다고 작정한 집단이다.

 이런 북에 대해 미국은 경제 제재·압박으로는 할 수 있는 조치를 거의 다 했다. 이제 남은 것은 북의 사생결단 최후 도박과 미국의 추가 대응이다. 초비상 상황이다. 우리 정부도 냉철한 현실 인식으로 최선을 다해 대처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최고 수위의 말 폭탄 싸움이 실제로 도발로 이어진다면 어떤 심각한 사태로 비화할지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김정은 정권은 과연 이런 상황을 감당할 자신이 있는지 묻고 싶다. 북한은 도발 수위를 높이며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핵·미사일 개발로 이에 맞서온 벼랑 끝 전술조차도 더 이상은 통용되기 어렵다.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 내는 경고를 무시하고 북한이 도발을 고집하면 결국 자신들의 파멸을 재촉할 뿐임을 하루빨리 깨닫길 바란다. 북한은 이제라도 국제사회의 단호한 의지를 제대로 읽고 더는 도발을 않고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한다. 그것만이 고립에서 벗어나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우리도 무엇보다 한미동맹을 단단히 다지면서 북한이 또 다른 도발을 감행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단단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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