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호 청주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정규호 청주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긴 연휴가 시작됐다. 그것도 ‘건국이래 가장 긴 연휴’라니 약간은 놀랍기도 하지만 쉬는데 익숙하지 않은 세대들은 이래도 되나 싶은 불안함이 자리 잡고 있다. 당장 이 긴 연휴동안을 어떻게 지내나 싶기도 하며 정말 문제가 없나 하는 이런 저런 생각이 든다.

 어느 신문사에서 이번 연휴에 대한 조사 보도된 것을 보니, 300인 미만이 근무하는 기업의 약 44%는 올해 연휴의 추석연휴를 모두 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5인 이상 기업 408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 추석연휴 및 상여금 실태조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 휴무일수는 평균 8.5일로 집계됐다. 하지만 긴 추석연휴에도 불구하고, 직장인들의 상당수는 오히려 ‘추석연휴에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어느 기업이나 마찬가지이겠으나 기업의 운영을 책임지는 경영자들은 오랜 연휴로 인한 생산성 저하로 깊은 시름에 빠지게 된다. 병원도 예외가 아니어서 긴 연휴일 경우에는 응급실을 강화하고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여 대책을 수립하게 된다. 이중 대형병원을 제외한 중소병원의 경우 임시공휴일에 정상운영을 해야 할 지를 고민해 왔을 것이다. 실제 우리지역의 어느 중소병원의 경우 정상운영을 하되, 진료비는 평일과 같이 정상 청구하도록 결정하였다 한다. 대신 직원들의 인건비는 평일보다 더 지급해야 함은 물론이다. 여기에 응급실을 제외한 다른 부서에서는 연휴기간 진료가 중단되어 실제 한 달의 2/3만 근무했음에도 인건비는 정상 지급해야 함에 병원 경영진의 깊은 시름이 더해간다.

 대학도 예외가 아니어 긴 연휴가 끝나자마자 대부분의 대학들이 중간고사 기간으로 이어져 약 보름동안 정상수업이 진행되지 않는다. 학교에 따라서는 이런저런 행사로 10월 한 달간 정상수업이 진행되지 않는 대학도 있다고 한다. 휴식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며 이 기간에 몸과 마음이 지쳐있는 사람들이 휴식을 통하여 쉼을 얻고 건강회복의 기회가 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억지로 쉬는 날을 보내거나, 빈둥거리며 진정한 휴식이 되지 못한다면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것이다.

 이제 긴 연휴가 시작되었다. 의미 있고 보람된 휴식이 되도록 가족과 함께 알찬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그간 소원했던 친척은 없었는지, 혹은 건강이나 이런저런 사연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이 주변에 없는지 살펴보고, 특히 독거노인으로 쓸쓸하게 여생을 보내는 분들을 가족이 함께 방문하여 정을 나누며 훈훈한 연휴가 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여기에 한번쯤은 긴 연휴에 감사하며 역지사지로 직장의 형편과 경영자의 마음을 헤아려 보자. 그런 마음으로 내 직장의 어려움을 함께 헤쳐 나갈 다짐을 하는 넉넉한 연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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