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관광지·축제장 '들썩들썩'

추석 연휴 8일째인 7일 전국 관광지와 축제장에는 막바지 연휴를 즐기려는 나들이객이 북적거렸다.

귀경을 늦춘 시민들은 고향에 머물면서 가족 친지와 정을 쌓았고, 일찍 귀가한 시민들은 집 밖으로 뛰쳐나와 가을을 만끽하며 명절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털어냈다.

전국의 고속도로와 주요 국도는 귀경과 여행객 차량이 몰리면서 서울 방향을 중심으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다.

◇ "눈·귀·입이 즐겁다" 축제의 바다에 풍덩

이날 전국은 거대한 축제장을 방불케 했다.

충남 태안군 안면읍 백사장항에서는 제18회 안면도 백사장 자연산 대하축제가 열려 관광객들이 대하와 함께 제철을 맞은 꽃게와 전어, 전복, 우럭 등 각종 싱싱한 해산물을 맛봤다.

보령 무창포해수욕장에서는 조수간만의 차이로 바다 사이 길이 펼쳐지는 신비의 바닷길 축제가 열려 관광객들이 전통 어업 방식인 독살 어업을 체험하고 조개 캐기 등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전남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에서는 심청축제가 펼쳐졌다.

관광객들은 향수 어린 증기기관차를 관람하거나 가족과 연인이 짝을 이뤄 레일바이크 페달을 밟는가 하면, 심청 시집가는 행렬 등 축제 프로그램을 즐겼다.

광주 금남로에서는 프린지 페스티벌(Fringe Festival)이 열려 시민들의 눈과 발을 끌었다.

미아의 '소경들', 아띠의 '오∼ 럭키 데이', 젬 댄스 컴퍼니의 '청춘예찬' 매직유랑단의 '벌룬 서커스' 등 즐겁고 흥겨운 공연들이 거리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났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경북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9일째를 맞아 세계탈놀이공연대회, 탈춤미술대전, 각종 체험프로그램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흥을 북돋웠다. 안동시 낙동강변 행사장에는 이날 하루 10만명에 육박하는 관람객이 찾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팔공산 동화사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승시축제도 개막 이틀째를 맞아 발우공양, 전통놀이, 씨름, 법고대회 등 다채로운 볼거리로 3천명이 넘는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경기도 광주 곤지암 도자공원에서 한창인 가을 도자 페스티벌과 과천 시민회관 옆 잔디마당에서 펼쳐진 제21회 과천축제도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경남 창원에서는 '상봉'을 주제로 축제가 이어졌다. 천주산 남산공원에서는 제19회 창원 남산상봉제가 열려 5천여명의 시민과 관광객이 제기차기, 투호 던지기, 창원읍성 밟기, 소원등 달기 등 전통민속놀이를 즐겼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 만날공원에서 열린 '정유년 마산 만날제'에도 1만여명이 몰려 민속놀이와 청소년 명창대회 등을 구경했다.

전북 임실 치즈테마파크에서는 임실N치즈축제가 열려 물고기 우유 주기, 치즈 낚시터, 매직·버블쇼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이색 체험행사가 펼쳐졌고, 제9회 강릉 커피축제가 열린 강릉시 초당동 강릉 녹색도시체험센터에도 세계 10대 커피를 맛보려는 인파가 넘쳐났다.

◇ 단풍·국화·코스모스 즐기자…유명 산 인산인해

가을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 유명 산에도 단풍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설악산, 오대산, 치악산, 태백산 등 강원지역 국립공원에는 3만명이 넘는 등산객이 몰렸다. 오대산 탐방객은 오후 1시 기준 1만3천명을 넘어섰고, 설악산에도 2만여명이 찾아 곱게 물든 단풍을 감상했다.

계룡산 동학사와 갑사, 수통골에는 이날 오후 2시까지 7천여명의 등산객들이 찾아 붉게 물들기 시작한 단풍을 즐겼고, 속리산에도 3천여명이 몰려 가을 산의 정취를 만끽했다.

속리산 경우 이번 주 들어 천왕봉과 문장대 정상에서 시작된 단풍이 서서히 산 아래로 남하하는 중이다.

속리산사무소 관계자는 "지난달 늦더위 등으로 예년보다 2∼3일 늦은 단풍이 이달 27일께 절정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최장 길이의 출렁다리로 유명한 경기도 파주 감악산 출렁다리 부근도 등산객들로 가득찼고, 강화도 마니산도 원색의 등산복 물결이 긴 줄을 이뤘다.

가을꽃 축제가 한창인 경기도 고양시 호수공원 역시 오전 일찌감치 주차장이 가득찰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시민들은 음악 정원, 웨딩정원과 서양란 정원 등 여러 테마의 정원들을 둘러보고, 다양한 야외 공연을 보며 끝나가는 연휴에 대한 아쉬움을 달랬다.

경북 구미 장천 코스모스축제에 1만명이 찾은 것을 비롯, 전북 정읍 옥정호 구절초축제에도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려 제철 꽃 향기를 즐겼다.

도심 속 테마공원인 대전 오월드에도 오후 2시 기준 1만1천여명의 나들이객이 찾아 형형색색의 가을 국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글날을 앞두고 울산시 중구 원도심과 외솔기념관에서는 한글학자인 외솔 최현배 선생 탄생 123돌을 기념하고, 한글의 우수성과 매력을 널리 알리는 한글문화예술제가 펼쳐졌다.

또 태화루에서는 성인 비문해자들이 참여하는 백일장 행사가 열려 약 300명의 노인이 글솜씨를 뽐냈다.

울산시내 원도심 문화의 거리에서는 한글공모전 작품과 한글 대형 조형물 전시, '인류 최고 문화재 훈민정음 해례본 다시 보다'라는 주제의 학술대회, 우리말 글씨 체험과 한글 옷 꾸미기 행사 등도 열렸다.

◇ 고속도로 상행선 '가다 서다'… 하행선은 원활

고속도로와 수도권으로 향하는 국도는 낮부터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정체현상을 빚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 수도권 방향 고속도로 총 250㎞ 구간, 지방 방향 총 25㎞ 구간에서 정체를 빚고 있다고 밝혔다.

경부고속도로는 서울 방향 신탄진나들목∼죽암휴게소, 남청주나들목∼청주분기점 등 총 34.9㎞ 구간에서 차량이 제 속도를 못 내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는 서울 방향 고창고인돌휴게소∼선운산나들목, 해미나들목∼서산휴게소 등 총 39.6㎞ 구간에서 차량이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있다.

영동고속도로도 인천 방향 평창나들목∼면온나들목, 여주분기점∼여주휴게소 등 총 37.4㎞에서 답답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지방으로 향하는 하행선 고속도로는 대체로 원활하다.

도로공사는 이날 오후 4시 승용차로 서울(요금소 기준)에서 출발하면 부산까지 4시간 20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목포까지 3시간 30분, 울산까지 4시간 5분, 대구까지 3시간 6분, 광주까지 3시간, 대전까지 1시간 30분, 강릉까지 2시간 20분, 양양까지는 2시간 10분가량 걸릴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시각 전국 주요 도시에서 서울까지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부산에서 6시간 10분, 목포에선 5시간, 광주에선 5시간, 울산에선 4시간 37분, 대전에선 3시간 30분, 강릉에선 3시간 30분, 양양에서는 2시간 50분 등이다.

이날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는 차량은 51만 대이다. 오후 3시 30분 현재 26만 대가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하는 차량 44만 대 가운데 26만 대가 이미 수도권을 빠져나갔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지방으로 가는 방향은 일부 구간에서 정체와 해소가 반복되겠지만 비교적 원활할 것"이라며 "수도권 진입은 오후 6시 혼잡이 정점을 이루다 자정을 전후해 해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