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애 청주시 서원구 민원지적과 민원팀장

[김영애 청주시 서원구 민원지적과 민원팀장] 대부분 OECD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역시 저출산 제고 정책, 즉 인구 늘리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그 효과를 보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정부는 2006년 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06∼2010년)을 시작으로 매 5년마다 저출산 대책을 내놓고 있다. 올해까지 12년간 124조 2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고 한다. 그러나 합계 출산율은 2006년 1.12명에서 지속 하락해 올해는 1.03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연간 신생아 수도 줄어들고 있다고 하니 지금까지의 '저출산 대책'은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 왜 젊은 세대는 결혼을 기피하고 아이 낳기를 거부할까? 기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만 저출산 대책이 해결되지 않을까? 문재인 정부는 '저출산 대책'을 '가족행복 정책'으로 큰 틀을 바꾸고 있다. 필자는 정부의 '가족행복 정책'에 동조한다. 젊은층이 출산 강조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는 우리나라가 아이 키우기 힘든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육아문제가 가장 큰 어려움이다. 아침마다 출근 전쟁을 치러야 하고 퇴근 무렵에는 상사의 눈치를 보며 아이를 데리러 가기 위해 퇴근을 서둘러야 한다. 아직 우리나라는 상사가 퇴근하기 전에 직원이 퇴근을 하면 눈치를 보아야 하는 그러한 문화가 온존하고 있다.

 이전까지 정부는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하면서 아이 키우기 좋은 여건에는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대한민국은 노동시간이 너무 길다. 대기업에 다니는 필자의 동생은 오래전에 결혼해 가정을 이뤘지만 새벽에 출근하고 밤늦게 퇴근하는 생활이 일상이 돼 아이를 낳지 않았다. 친정 부모님은 많이 속상해 하시며 아이 하나라도 낳기를 간절히 소망하시고 계신다.
그러나 동생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진다. 동생은 아이를 낳아서 기르기도 힘들지만 그 아이가 자라서 살아갈 세상, 즉 힘든 세상을 겪게 하고 싶지 않단다.

 그러면 '가족행복 정책'은 무엇을 담고 어떻게 추진해야 할까? 경제를 살려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젊은층이 결혼을 하고 싶게 만들어야 하고, 결혼을 하니 하나가 둘이 돼 행복하고, 둘이 셋이 되고, 넷이 돼 더욱 더 행복한 가정, 아이가 있어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세상을 만들면 된다.

 또한 개개인이 행복을 느끼려면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 노동시간을 줄이고 출퇴근 시간을 잘 지키고 저녁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퇴근시간을 앞당기고 가족이 모여 저녁식사 준비를 하고 식사를 하며 가족 간에 대화를 하고 문화생활을 즐기는 게 주류를 이루면 자연스럽게 출산율이 높아지고, 우리나라 인구도 더불어 증가할 것이다. 정부의 '가족행복 정책'이 실질적으로 이뤄지고 가족 행복이 곧 국가 경쟁력이 되는 그러한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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