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미술관 오창전시관서 조각가 배정문 개인전 '누…'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지역의 조각가 배정문이 10일부터 청주시립미술관 오창전시관에서 개인전 '누-삭연-눈물'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배 작가는 세월호에 대한 제의와 추모의 마음, 삶의 기억, 그리고 그 중에서도 슬픔에 관한 명상을 조형적으로 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작품의 주 재료는 밀랍과 배(舟) 형태의 철조, 인체 브론즈, 양(羊) 브론즈, 백화(白化)된 천연 산호다.

작가는 밀랍의 녹는 성질을 이용, 눈물·슬픔·상처·소망의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재료 속 기도, 소망, 주술, 의례의 함의를 차용한다.

조각조각 용접된 철단조 배의 외형은 삶 속 기억의 편린과 조각난 슬픔을 은유한다.

철조의 배 안에 잠재된 기억과 슬픔이 녹아 또 다른 자아를 은유한 밀랍 배와 백화된 산호 위에 눈물처럼 떨어져 삭연(索然·눈물을 흘리는 모양)을 실연한다.

고개 숙인 채 길게 변형된 인체는 팔과 다리가 길게 식물 줄기처럼 땅에 내려 백화된 산호 조각들에 둘러싸여 있다.

산호는 작품의 안과 밖을 구분 짓는 섬이자 현실과 저승의 경계이고 낮은 담장이다.

변형된 인체는 산자와 죽은 자의 영혼이다. 살아서의 기억과 죽음 이후의 기억은 그렇게 시각적으로 조형화된다.

정식 오프닝은 14일 오후 4시 오창전시관에서 열린다.

전시는 오는 22일까지 계속된다.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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