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얼마 전 우연히 한 국립대 신문에 게재된 어느 여학생의 데스크 칼럼을 읽고 나서, 너무나 가슴이 저미었다. 내용인즉슨, ‘오늘의 우리 청춘들은 먹구름 같은 앞날을 바라보며, 자신과의 끝없는 이어달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실패를 해도 웃으면서 찬란하게 빛날 것만 같은 청춘은 이제는 없다‘라는 것이었다.모름지기 이 소리 없는 절규야말로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사회·경제적 압박이 그들에게 아주 무겁게 다가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환경에서, 수많은 청년들이 자신들을 ‘삼포세대’ ‘오포세대’ ‘칠포세대를 넘어 ’N포세대‘라로 규정하려는 것이다.

‘N포세대’란, 2015년부터 취업시장이 극히 어려워지면서 떠오른 신조어(新造語)로, ‘너무나 많은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세대’를 일컫는다. 오죽하면, 그들 자신은 연애, 결혼, 출산, 취업, 내 집 마련, 인간관계, 심지어 꿈과 희망마저 기대할 수 없는 세대라 하겠는가! 오늘 날 우리에게 주어진 사회적 이슈 중에서도, 청년 일자리는 너무나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리하여 실의에 빠진 젊은이들은 스스로를 ‘청춘예찬’이 아닌 ‘청춘힐난’, ‘황금세대’가 아닌 ‘N포세대’라 칭하는 것이라 본다.사실 대학을 졸업하고 각종 스펙을 쌓아 취업문을 노크해도, 좁은 취업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한편 요즈음 청년들은 구직활동에 대한 본인의 상황을 ‘흙턴(soil­tern)’이라 말하기도 한다. 즉, 일을 제대로 배우지도 못하고, 허드렛일이나 단순 노동만 반복하는 인턴으로 여기는 것이다. 그래도 그들은 ‘흙턴’이라도, 이를 마다하지 않고 일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소비 부진’, ‘건설경기 하락’, ‘사드와 북핵 리스크’ 라는 4중 쇼크를 겪고 있다. 지난 8월 국내 소비·설비투자와 건설실적이 한 달 전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실업률도 9.4%로 지난 8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았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공공부문 일자리 늘리기만으로는 그 한계가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올해 성장률도 3%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제성장이 부진하면 일자리는 늘어나기 어렵다. 이는 결과적으로 청년들이 가장 많은 타격을 받게 된다. 모름지기, 우리나라도 저성장 국면의 세계 경제와 신기술의 발달로, 인력 대체가 늘어남으로써 전반적인 경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특히 자동화 시스템과 인공지능의 발달은, 일자리 전망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제 성장시대는 가버리고 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국가적으로 극복해야 할 난제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특히 높은 주거비용과 교육비, 낮은 임금상승률, 불안정한 고용시장 등의 문제를 잘 극복하여 일자리를 만들어 가는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청년들은 혹독한 경쟁 속에서 너무나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을 위해서는 사회 곳곳에 굳게 형성된 기득권의 벽을 허물고 민간부문의 일자리 총량을 늘릴 수 있는 과감한 경제적 개혁은 물론, 계층사다리가 만들어져, 이를 통해, 우리 사회를 견인할 수 있는 성장의 토대가 만들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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