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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김진웅 충북수필문학회 회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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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2  16: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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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웅 충북수필문학회 회장·수필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속담처럼 한가위는 부족함이 없는 풍요로움과 넉넉함의 상징이다. 가을은 오곡백과가 익는 수확의 계절이기에 사계절 중 가장 먹을 것이 푸짐한 계절이라 가난했던 옛날에는 더욱 반가운 계절이고 추석이었다. 농경민족인 우리 조상들이 수확의 기쁨과 함께 휘영청 밝은 보름달을 보며 마음이 풍족하였고, 여름처럼 덥지도 않고 겨울처럼 춥지도 않은 좋은 계절이므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큼만'이라는 말이 생겼을 것이다.

 추석 전에 육거리시장을 가보니, 제수(祭需) 등을 사러 온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대형마트처럼 정찰제가 아니니 흥정을 하며 덤으로 따뜻한 정(情)과 웃음꽃도 만발하는 행복한 재래시장이라 더욱 정겨웠다. 온 가족과 친척이 한자리에 모여 조상의 음덕을 기리며 따뜻한 마음과 인정을 나누는 한가위는 우리 민족의 전통이고 미풍양속이다. 두 아들 내외와 손주들이 모여 평소 조용하던 집안이 시끌벅적했다. 밤늦도록 놀다가 층간소음도 걱정되고, 손주들을 재우려고 자는 체하고 있으려니 몸을 흔들며 할아버지를 불러댈 때 먼 훗날 닥쳐올 그날의 모습도 야릇이 떠올랐다.

 추석 이튿날 아들 내외들이 며느리 친가로 가고 난 후, 세종시에 사는 딸 내외와 외손자들이 몰려왔다. 그 이튿날은 딸들이 돌아간 후, 처남 내외가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삼일 동안 연이어 교대하니 잔칫집 같았다. 이렇게 찾아오는 사람들 때문에 처가에도 못 가게 되니 필자도 나이를 먹은 것 같다. 장인어른께서 연로하시고 치매로 사람도 잘 몰라보신다는 생각에 너무 착잡해진다.

 올 추석연휴는 단군 이래 최장 연휴라는 말도 나올 정도로 무려 열흘이나 되니 길이 덜 막히고, 여유롭고 평온한 것 같았다. 추석 전후 3일간 고속도로 통행료도 면제되어 더 흥겨웠다. 이번 연휴 때 국가에도 좋은 일이 많았으면 하였지만 희망사항이었을까! 10월 5일 발표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유력 후보였던 우리나라 고은 시인이 선정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안타깝게도 일본계 영국인에게 돌아갔다는 발표를 듣고 허탈하기도 했다. 축구대표팀이 유럽 평가전에서 연패(連敗)의 늪에 빠졌고, 부산에서 발견된 불청객인 독개미까지 걱정거리가 되었다. 강한 독성 물질을 가지고 있어 물리면 목숨도 잃을 수 있어 살인 개미로도 불린다니 철저히 대비하여야 하겠다.

 효(孝)를 중시하는 우리 고유의 미풍양속인 명절 문화도 많이 바뀌고 있다. 휴식 보장과 내수 활성화를 위하여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는데 이를 외국 여행으로 활용하는 사람이 많았다니……. 그래도 상당산성엘 가니 가을을 즐기는 시민들과 음식점마다 붐비는 모습이 연휴 효과를 느끼게 하였다. 모처럼 친척과 대면해도 데면데면하고, 친척이라고 친한 척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니 쓴웃음이 나온다. 추석을 계기로 지역과 이념 갈등을 극복하고 소통하고 화합하여, 점점 목소리가 커지는 갖가지 권리 주장만 하지 말고, 이제 국익을 우선하며 우리의 자리를 찾고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하겠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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