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반려동물로 유명한 영국에서 최근 보도된 일을 소개한다. 영국에서 애견주인들은 반려견 한 마리에게 연간 1천385파운드(약 210만원)를 지출하고 반려견을 일생(13년 평균) 책임지는 데 1만8000파운드(약 2800만원) 이상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 영국의 모 일간지가 공개됐다. 국제동물보호단체(SPANA)는 올해 세계 동물의 날(10월4일)을 전후해 영국의 애견주인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곳 애견주인들은 반려견에게 1년간 지출하는 비용이 1천384.81파운드(213만원)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때문에 반려견 1마리를 평생 키우는 데 쓰는 돈이 소형차 유지비나 가정의 연간 에너지 비용과 같다는 비교까지 나왔다. 연평균 지출액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식비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동물병원비, 보험료, 애견미용비, 장난감과 간식 선물, 개집 유지비, 장신구 순이었다. 애견주인 8%만이 반려동물에게 쓰는 돈이 아깝다고 대답했을 뿐이다. 나머지 80%는 반려견이 가족이기 때문에 돈 쓰는 것이 아깝지 않다고 답했다. 12%는 고가의 목줄을 구입한 경험도 있었고 10%는 반려견에게 디자이너 옷을 사주고 털과 발톱도 관리했다. 40%는 반려견을 자기들 침대에 재우고 25%는 주인과 반려견이 같이 사용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이 같은 반려동물, 특히 반려견 때문에 생기는 사회적 갈등이 만만치 않다. 얼마 전에도 반려견 때문에 다툼이 생긴 이웃도 있었다. 이유인즉슨 산책 중 강아지가 갑자기 짖는 바람에 노파가 너무 놀라 심장까지 벌렁댔다는 것이다. "개 교육 좀 잘 시키라!"에 "목줄까지 했는데 뭐가 잘못이냐!"라는 대꾸까지 오가며 상황이 험악해 졌던 일이 있었다.

 또 직장인 모 씨는 반려견이 밥을 먹지 않고 구토 증세를 보여 동물병원을 찾았다. 병원은 종합검사가 필요하다며 하루 입원할 것을 권해 입원시켰는데 가벼운 변비와 탈수 증세의 진단을 받고 나왔다. 큰 병이 아니어서 다행이었지만 그는 100만원 넘는 병원비에 마음 한 구석이 무거웠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비슷한 경험을 1년에 한두 번 정도를 치른다. 반려동물로 인해 동물병원을 자주 찾게 돼 경제적 부담이 커지자 동물 보험까지 생겨났다. 바로 '펫보험'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반려견이라는 말이 애완견이라는 말을 몰아내고 인생을 함께하는 동물을 의미하는 단어가 된지 오래다. 이제 애완동물이라는 말도 거의 쓰지 않는다. 애완에서 반려로 국민들의 의식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애완이란 말에는 한자에서 알 수 있듯이 '아끼고 사랑하며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 하지만 반려는 '함께하는 동무'라는 뜻이다.

 애완견은 주인이지만 반려견은 보호자(가족) 개념이다. 이제 반려동물이라는 개념의 핵심에 도달한 것 같다. 애완 대신에 반려라는 말이 상용화되고 있어 그 말의 의미를 현실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서양에서 반려동물은 '사람에게 최고의 친구'라는 말을 낳게 한 원조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