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완보 충청대 교수

[심완보 충청대 교수] 오늘 아침 신문에 모 백화점에서 고객이 사진을 찍어 올리면 유사상품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기사가 나왔다. 최근 들어 자율주행차, 로봇, 음성인식 등 인공지능이 활용되는 분야에 관련된 기사가 많이 올라온다. 시간이 갈수록 인공지능의 활약은 대단하다. 퀴즈프로그램, 체스, 바둑 등에서 인간 최고의 고수들을 차례로 꺾어왔다. 한번 꺾인 분야에서 인간은 영원히 인공지능을 이길 가능성이 없다. 다양하게 진화하는 인공지능을 보면서 인공지능 발전의 끝은 어디인가 두렵기까지 하다.

 인공지능은 능력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약인공지능이다. 어느 특정 방면에서만 잘하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예를 들어 세계 체스 챔피언을 이기는 인공지능이다. 하지만 약인공지능은 그냥 체스만 잘할 뿐이다. 둘째는 강인공지능이다. 여러 방면에서 모두 인간과 겨룰 수 있는 인공지능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지능적인 일은 그들도 모두 할 수 있다. 셋째는 초인공지능이다. 과학기술 창조, 일반적인 지식, 사회적 능력 등을 포함한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인류 최고의 두뇌보다 훨씬 똑똑한 지능이다.

 인공지능 혁명은 약인공지능으로부터 시작해 강인공지능을 거쳐 최종 초인공지능에 도달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인류는 살아남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2013년에 수백 명의 인공지능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강인공지능이 언제 생길 것 같으냐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 그 결과 42%의 참여자들이 2030년에, 25%는 2050년에는 강인공지능이 실현될 수 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초인공지능에 대한 생각들도 물어 보았는데 대다수가 강인공지능으로 부터 초인공지능으로 가는데 아마도 20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2040년 즈음에 강인공지능을 실현시키고 그 20년 뒤인 2060년에는 초인공지능을 실현시킬 것이라는 것이다.

 인류의 생존위기 상황을 유리구슬이 가득 담겨있는 항아리에 비유하곤 한다. 항아리 안의 구슬은 대부분 하얀 유리구슬이고 일부분은 붉은 구슬이며 몇 개만이 검은 구슬이다. 매번 인류가 어떤 물건을 발명해 내는 것은 항아리에서 구슬을 하나 꺼내는 것과 같다고 한다. 대다수의 발명은 인류에게 이롭거나 중립적인 발명이다. 즉 하얀 유리구슬이다. 일부 발명은 인류에 해로운데 예를 들어 대량 살상 무기가 이에 해당되며 이런 것들이 붉은 유리구슬이다. 일부 발명은 우리를 멸종시킬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검은 유리구슬에 해당된다.

 지금까지 꺼낸 구슬에는 아직 검은 구슬이 없었기에 인류는 생존하고 있다. 하지만 먼 훗날 우리가 검은 구슬을 뽑았다면 아마도 그것은 초인공지능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 IBM, Google 등 세계적인 거대 기업들에서 다양한 인공지능을 연구하고 있고 그중 자체 개선이 가능한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도 시도하고 있다. 2060년 쯤 어느 날엔가 한 천재의 호기심으로 인해 초인공지능이 출현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 때가 인류 종말의 판도라 상자가 열리는 날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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