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교육청 설립 계획안
도의회 예산낭비 이유 보류

[충청일보 장병갑기자] 충북 첫 9년제 초·중 통합학교 건립에 제동이 걸렸다. 충북도교육청은 지난 10일 가칭 '충주 대소원2초중학교' 설립 계획안을 충북도의회에 제출했다

대소원2초중은 충주첨단산업단지 1만4천여㎡ 부지에 초등 18학급, 중학교 9학급, 유치원 3학급, 특수 2학급(초등 1학급·중학교 1학급) 등 32학급 규모로 건립돼 2020년 3월 문을 연다. 부지 매입비와 시설비는 300여억 원이다. 9년제 형태 초중학교 신설은 충북 첫 사례다. 

제천 한송초중 등 기존 초중학교 4곳은 기존 농촌 소규모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한 건물로 통합해 운영 중인 경우다.

그러나 도의회에서 예산낭비 논란이 불거지며 설립계획안이 보류됐다.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18일 도교육감이 제출한 '2020년 학교 설립계획안'을 심사해 이 중 충주 호암초(가칭) 설립은 원안대로 의결했으나 대소원2초·중학교 계획은 보류했다.

도교육청은 지난 8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로부터 이 두 학교 설립 계획안을 승인받았다. 이 중 대소원2초·중학교는 기존 대소원초 인근 학교용지에 303억 원(시설비 254억 원)을 들여 신설하는 계획이다.

대소원2초·중이 개교하면 기존 대소원초는 신설학교로 이사만 하면 되고, 그동안 없었던 중학교는 새로 생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문제는 기존 대소원초의 활용방법이다. 

대소원초에는 3년간 모두 33억 원의 시설 개선비가 투입됐다.

부족한 교실을 늘리기 위해 2015년부터 2년간 증축비 15억7000만원이 들어갔다.

또 다목적교실 건립을 위해선 17억3000만원이 투자됐다.

교육위에서는 아무런 활용계획 없이 투자금 수십억원이 들어간 학교를 그냥 방치하려는 도교육청의 계획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도교육청에서는 기존 대소원초를 어떻게 활용할지 구체적인 계획은 수립하지 않았다. 

교육위는 정회를 거치며 논의를 벌였으나 대소원2초·중학교 신설 계획은 보류하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교육위는 공청회를 통한 주민 의견수렴과 기존 초등학교 활용방안 검토, 용지 매입가격 재협상 등을 도교육청에 주문했다.

임헌경 의원(국민의당, 청주시 제7선거구)은 "대소원2초·중학교 설립 건에 대해 공청회를 통한 지역 주민의 충분한 의견수렴 및 기존 초등학교의 활용방안 검토, 매입가격에 대한 LH와의 재협상 필요성 등을 제기하며 보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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