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호 청주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정규호 청주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요즈음 ‘00법칙’ 등으로 명명된 것들이 많이 발표되고 있어 이런 법칙도 있었는지, 혹시 나만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최근 필자가 우연한 기회에 EBS의 ‘세상의 모든 법칙’에서 보게 된 법칙이 있는데, 지난달 책으로 출간되어 우리나라에도 번역 소개된 바로 ‘5초의 법칙’이다.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함은 물론 세간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평범한 주부였던 미국의 멜 로빈스라는 여성이 파산직전의 일상에서 5초의 법칙을 적용하여 지금은 CNN에서 가장 주목받는 방송진행자로, TED 최고 인기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의 결론은 성공을 위해 우리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더 치밀한 준비나 더 강한 확신이 아니라 곧바로 행동으로 밀어 붙일 수 있는 단 한 번의 용기라는 것이다.

이 법칙이 오래전부터 적용되는 다른 분야가 있는데 바로 첫인상을 결정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바로 첫 만남의 첫인상인데, 상대방에게 나의 첫인상이 결정되는 것이 바로 5초안에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를 초두효과 라고도 한다. 처음으로 봤을 대 상대방에 대한 나에 대한 이미지가 계속해서 가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첫인상이 나빴다면 그 기억이 계속 남아 있기 때문에 좋지 않은 사람으로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첫인상이 좋았다면 그 사람이 만약 뭔가 실수를 했다고 해도 좋은 사람으로 인지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첫인상의 인식이 바뀌기까지는 약 40번의 만남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한다. 그만큼 첫인상은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좋은 첫인상이란 상대방에게서 신뢰감, 자신감, 친근감을 느낄 때 생긴다고 한다. 첫인상을 결정하는 요소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옷, 표정, 헤어스타일이나 목소리 등으로 상대방의 첫인상을 결정한다고 한다. 캘리포니아 대학 심리학과 교수 엘버트 나라비아는 한 사람이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이미지는 시각 55%, 청각38%, 언어 7%에 이른다는 이론을 발표했다. 미국의 한 법정 실험에서도 첫인상에 따라 최대 형량이 5년까지 감소된 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한다. 이렇듯 좋은 첫인상은 신뢰나 호감을 쌓는데 매우 중요하다.

대학은 이때쯤이면 취업시즌으로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취업이 어려운 것은 둘째치더라도, 요즘 취업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는 면접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 공공부문에 블라인드 채용이 의무화 되는데, 자신의 실력을 더욱 빛나게 하는 호감 가는 표정 관리가 더 필요해진 것이다. 준비하는 학생이나 가르치는 교수나 이를 위해 유명 강사도 모셔 특강도 들어 보지만 시원치 않다. 물론 면접 스킬이나 요령을 터득할 수 있음은 다행인데 문제는 첫인상을 어떻게 보이느냐 하는 것이다.

오늘도 이런 저런 고민을 하며 강의에 앞서 연구실을 나서기 전 거울을 들여다본다. 나의 이미지로부터 학생들이 좋은 인상을 받을지 생각하니 오늘따라 어깨가 더 무겁다. 본을 보여야 할 텐데 말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