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안타깝게도 이승훈 청주시장이 결국 낙마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고 대법원 최종 선고를 기다리고 있던 이 시장은 9일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됐다.

이로써 이 시장은 임기를 7개월여 앞두고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끝내 혐의를 벗지 못하고 직을 내려놓게 됐지만 이 시장은 초대 통합시장으로서 타고난 성실함과 뛰어난 행정력을 바탕으로 열정적으로 청주시를 이끌어 왔다. 통합 청주시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신청사 설립계획을 무리없이 마무리 지었고, 상당구청과 흥덕구청의 신축청사 계획도 모두 마무리했다.

이 시장 재임중 가장 큰 성과라면 뭐니뭐니해도 15조원에 가까운 SK하이닉스의 튜자유치를 이끌어 낸 것이다. SK하이닉스는 2조2000억원을 투입해 청주산단 테크노폴리스내 23만4000㎡의 부지에 반도체 공장건물과 클린룸을 건설하고 공장완공후 반도체 제조장비를 완비할 경우 투자규모가 최대 15조원까지 이를 전망이다. 중소기업 100개를 유치한 것보다 더 큰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실로 어마어마한 성과다. 뿐만아니라 이 시장은 대법원 선고직전까지 프랑스 파리로 날라가 유네스코 산하기관인 '국제기록유산센터(ICDH)'를 유치하는데 기여하는 등 경제·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청주시의 위상을 한단계 높였다.

이렇게 많은 성과를 냈지만 산적한 현안을 두고 떠나는 이 시장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클 것이다. 하지만 엄연한 현실은 직시해야 한다. 마음의 멍에에서 벗어나 자신과 지역사회를 위해 새롭게 도전하는 이 시장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수장인 이 시장의 낙마로 청주시는 이범석 부시장이 시장대행을 맡아 내년 6월말까지 운영하게 된다. 정작 걱정스런 것은 지금부터다. 이 부시장은 이 시장이 낙마하자 마자 기자회견을 통해 "시정 운영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3500여 공직자와 힘을 합쳐 시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행정 공백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시장의 말은 당연한 말이지만 한편으로는 믿음이 덜 가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최근 청주시 공직사회에서 발생한 잇단 일탈행위는 이런 일이 공직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가 할 정도로 입에 담기조차 민망하다. 하급공무원의 간부공무원 폭행및 투신, 보도방 운영, 상가건물내 여자화장실 몰카, 근무시간내 출장처리하고 타지에서 술판벌인 간부공무원, 현직구청장의 음주운전 등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일탈행위가 끊이질 않았다. 청주시는 사후약방문격으로 승진제한 조치 등 공직기강을 바로잡겠다고 했지만 많은 시민들은 반신반의하고 있다.

어찌됐거나 지금은 수장인 시장이 없는 엄중한 상황이다. 시장이 있을때도 일탈행위가 많았는데 시장이 없는 당분간은 어떤 일이 생길지 걱정스럽다. 이런 우려가 기우가 될 수 있도록 청주시 공직자 모두가 정신 바짝 차리고 자신의 업무에 매진해 주길 간절히 촉구한다. 아울러 상급기관이 충북도도 강건너불구경하듯 하지 말고 청주시와 협력해 시정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꼼꼼하게 살필 것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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